시흥시|수도공급 안돼 지하수 마신다|수질검사 안해 건강 무방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올해로 시승격 3년째를 맞는 경기도 시흥시 33개동 가운데 70%인 시외곽농촌지역 24개동 주민들이 상수도관 설치미비로 지하수를 개발, 식수등으로 사용하고있으나 정기적인 수질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시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시흥시 전역에는 하수종말처리장등 하수처리시설이 단 한곳도 없어 주택·공장등에서 마구버린 생활하수·폐수·가축분뇨등이 낚시터로 유명한 물왕저수지와 신천등 하천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으나 시흥시는 예산부족등을 이유로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있다.
◇상수도보급율=시흥시전체 33개동 가운데 주택·인구밀집지역인 신천·대야·은행동등 8개동과 거모동 일부만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으며 인구가 적은 시외곽 농촌지역인 장하·군자·화정·논곡동등대다수의 지역에는 아직 상수도관이 매설되지 않아 수도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12만9천여명의 주민중 2만7천여명의 주민이 아직도 지하수를 개발해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11월말 현재 인구비례상수도 보급률은 71%. 경기도 전체 91%에 비해 엄청나게 뒤떨어질 뿐만아니라 지난89년1월1일함께 시로 승격한 구리시의 89%, 미금시84%, 오산시82%, 의왕시77%에비해서도 현격히 뒤떨어지고 있다.
◇수질검사외면=목간·수암동등 상수도관이 설치되지않은 지역주민 대부분은 지하수를 개발, 빨래물과 목욕물뿐 아니라 식수로 사용하고 있으나 시에서는 아직도 단 한번의 수질검사조차 실시치 않고 있어 주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이영석씨(42·시흥시논곡동147) 는 『시승격후 개발이 가속화돼 물맛이 바뀌는 등 수질이 악화되고 있어 식수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끓여먹고 있다』며『예산이 없어 상수도관 확장이 어렵다면 정기적인 수질검사라도 실시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흥시관계자는 『대중음식점등은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일반가정의 경우 인력부족으로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실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고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천·저수지오염=상수도가 보급된 신천·은행·대야동등은 물론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논곡·화정·수암동등 시흥시 전체에 하수처리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각 가정 및 공장·축사등에서 버린 오수·폐수가 형식적으로 묻어둔 정화조에서 단순처리만 된채 그대로 하천으로 방류되고있어 시흥시신천동에서 방산동으로 흐르는 신천, 논곡동에서 광명시를 거쳐 안양천으로 빠지는 목감천·물왕동에서 해중동앞바다로 흐르는 보통천등 주요 하천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특히 잉어·붕어가 많이 잡혀 수도권낚시꾼들에 인기가 높은 시흥시물왕동 물왕저수지의 경우는 인근 목감·수암동등에서 방류된 생활하수와 분뇨등으로 심한 악취를 풍기고있다.
물왕저수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시승격 이후부터 목감동등지에 고층아파트가 신축되는등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물왕저수지가 급속히 오염, 지난 6월중순에는 저수지에 서식하고있는 1m가 넘는 연어와 붕어·향어등 2천여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물왕저수지 오염이 심각해지자 저수지관리와 매운탕영업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시측에 「저수지를 정화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시에서는 차집관건설등 정화계획만 세워놓은채 예산부족을 이유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
이밖에 논곡·장화·화정동등지의 주민들은 하수구 시설마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여름철만 되면 생활하수의 악취등으로 고생을 하고있다.
주민 김창완씨(57·시흥시장하동65)는 『시급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하수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여름철만되면 하수냄새로 고생을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흥시가 건설을 추진중인 하수종말 처리장은 95년에야 가동될 예정이어서 주민불편과 환경오염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철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