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동계오륜 남북단일팀 무산|북한측 이창수 송환만 고집|체육회담 교착 오래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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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유도선수 이창수씨 귀순사건으로 빚어진 남북체육회담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오는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국제여자역전 마라톤대회에 남북단일팀을 초청하기위해 최근 서울과 평양을 연쇄적으로 방문한 대회조직위원회의 에밀리오스 세아사무국장(스페인육상연맹전무)은 『귀순한 이창수를 돌려보내지 않는한 남북체육회담에 응하지 않겠다』 는 북한의 입장을 지난주말 우리정부에 알려왔다.
세아사무국장은 최근 바르셀로나 육상경기 대회에 남북단일팀이 참가하도록 북한을 설득하기위해 북한을 방문, 장웅 북한올림픽위원회 서기장과 최용해 사회주의노동청년연맹위원장등 체육관련 북측고위인사와 잇따라 접촉했으나 북한측은 남측이 이창수를 보내지 않는한 남북체육회담을 절대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세아사무국장은 최근에 서울을 방문, 박철언(박철언)체육청소년부장관을 예방해 이같은 북한의 입장을 전달했다.
세아사무국장은 이창수씨 부모·형제등 가족들은 평양의 북한올림픽위원회를 매일 찾아와 『이창수를 돌려달라』는 등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북측의 분위기도 아울러 우리측에 알려왔다.
이에 따라 체육청소년부는 이창수씨 귀순사건으로 남북체육회담 결렬상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내년 2월 프랑스 알베르빌동계올림픽의 남북단일팀구성은 성사가 어렵다고 판단, 포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바르셀로나 육상경기대회등 각종 국제대회의 남북단일팀구성은 당분간 어렵게돼 내년 바르셀로나올림픽 (7월25일∼8월8일) 단일팀구성에만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체육청소년부는 내년 2월 국내총선분위기에 편승해 북한이 남북체육회담에 응해올 가능성이 높다는 주변정세분석에 따라 이 시기에 맞춰 남북체육회담에 나서기 위한 대책마련을 수립중이다.
정부는 그러나 내년 3월25일까지 바르셀로나 올림픽대회조직위에 종목별 참가인원을 통보해야 된다는 점을 감안, 내년2월께 남북체육회담재개를 위해 북측과 다각적인 접촉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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