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대표적 작품들 전용극장서 상설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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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극단의 대표적인 작품을 몇 개 선정해 꾸준히 무대 위에 올리는 작업. 선진국의 유명 작품의 경우 이 방식으로 공연되는 게 보통이다.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연극 전용극장인 '한양레퍼토리 씨어터'가 19일 문을 연다. 이는 우리 연극계 레퍼토리 시스템 도입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극장 개관은 특히 산학 협동의 좋은 표본으로도 꼽힌다. 마땅한 극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한양레퍼토리 극단에 모교인 한양대가 극장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한양대 측은 지난 7월 20억원을 들여 대학로 동숭씨네마텍의 영화관 한 관을 구입, 소극장용으로 리모델링한 뒤 극단에 운영을 일임했다.

극장장을 맡은 최형인 한양레퍼토리 극단 대표는 "좋은 작품이 있어도 올리기 힘든 현실에서 학교가 큰 도움을 줬다"며 "이제서야 우리 레퍼토리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대표는 또 "좋은 작품을 올리기 위해서는 외부 연출자나 배우들도 참여할 수 있다"며 "대관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 레퍼토리는 1992년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와 출신 배우들이 중심이 돼 만든 극단. '러브레터' '사천의 착한 여자' 등 해외의 우수 작품을 꾸준히 국내 무대에 소개했다. 권해효.유오성.박광정.설경구.이문식 등이 이 극단 출신이다.

이 극단은 극장 개관 공연으로 19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2번가의 포로'와 '트루 웨스트'를 동시에 선보인다. 특징적인 것은 이 두가지 연극을 요일을 번갈아가며 무대에 올린다는 점이다. 매일 무대 세트를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닐 사이먼 작 '2번가의 포로'는 실직당한 40대 남자의 이야기를, 샘 셰퍼드 작 '트루 웨스트' 는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형제의 이야기를 다뤘다.

탤런트이자 배우인 최용민과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용의자로 나왔던 류태호가 각각 주인공으로 나온다. 극단 측은 2개월 단위로 연극의 레퍼토리를 바꿔나갈 계획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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