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어쩜, 별난 얘기를 잘도 만드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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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최고의 이야기꾼 구니 버드

로이스 로리 글, 미디 토마스 그림, 이어진.이금이 옮김, 보물창고, 128쪽, 8500원, 초등 전학년

미국 워터타운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 한 학생이 전학왔다. 전학생 구니 버드는 잠옷 차림에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양손에 사전과 도시락을 든 채 학교에 왔다. 자신은 주목받는 걸 좋아한다며 교실 가운데 자리를 달라고 요구하는 별난 아이.

'재미있는 이야기 만드는 법'을 배우는 수업 시간, 아이들은 이야기할 사람으로 구니 버드를 지목한다. '구니 버드는 어떻게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란 그녀의 이야기는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더 들려달라는 아이들의 요청으로 그녀는 하루 하나씩 이야기를 하게 된다.

두번째 주제는 '구니 버드는 어떻게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차이나에서 왔을까'였다.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녀는 '사실'만을 말했다. 차이나(China)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이곳 저곳에 있는 지역명이었다. 또, 이삿짐 트럭에서 돌돌 말린 양탄자 속으로 들어갔다가 트럭이 덜컹대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양탄자와 함께 부웅 날았단다.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제목만 봤을 땐 더 가관이다. '프린스와 팰리스와 다이아몬드 귀걸이', '구니 버드는 왜 교향악단을 지휘했을까' 따위다. 이 이야기들 역시 사실은 사실이지만 약간의 위트와 말장난이 뒤섞인 것들이다. 구니 버드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선생님은 '이야기 만드는 법'을 하나씩 설명한다. 무질서하게 앞다퉈가며 말하려던 아이들도 어느덧 이야기 듣는 법, 이야기 만드는 법을 깨달아간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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