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통해 뉴스 핵심 전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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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NBC TV 그래픽디자이너 재미동포 제니 최 씨
『치열한 아이디어의 싸움터에서는 능력만이 그 사람을 말해줍니다. 동양인에 대한 차별운운은 한가한 이야기지요.』 미3대 방송사의 하나인 NBC TV의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 제니 최씨(44).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NBC의 저녁뉴스인 『NBC 나이틀리 뉴스』의 4백여 명 제작팀 중 유일한 동양인인 최씨는 명 앵커 톰 브로코에 앞서 그가 전할 뉴스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래픽으로 시청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나.
그가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은 76년.
홍익대 도안과 2학년에 재학중인 69년 뉴욕대학에 유학한 그는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한 후 다시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예술과 교육」「미디어 아트」등을 공부했다.
재학시절부터 담당교수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뉴욕 지역방송인 WPIX에서 드라마 등 각종 방송프로그램 그래픽을 담당하기도 했던 그는 76년 4백59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NBC에 스카우트됐다.
『그래픽은 뉴스 내용자체는 물론 뉴스가 담고있는 성격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하므로 매일 신경을 곤두세워야합니다.
경쟁상대인 CBS·ABC 방송과의 첨예한 대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중동평화회담, 중국 모택동의 죽음, 천안문 사태, 걸프전 등 굵직한 뉴스들을 그래픽화하는 등 항상 세계뉴스의 최전선에 서있는 그는 유능한 뉴스 그래픽디자이너가 되려면 뉴스의 흐름을 꿰뚫는 풍부한 지식과 강한 순발력을 갖추어야한다고 말한다.
저녁뉴스 외에 NBC의 주요 뉴스프로그램인 『NBC 뉴스 다이제스트』『선데이 투데이』의 그래픽도 그의 담당이다.
NBC 세계 뉴스부에는 28명의 그래픽디자이너가 있는데 그는 특히 한국뉴스에 관한 한 혼자 도맡아하고 있다.
그는 또 일 틈틈이 뉴욕에 있는 시각예술대학에서 10년째 TV그래픽디자인을 강의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는 등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살고있는 미혼 뉴요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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