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대상 해외사진 표절/대한민국 미술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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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불·이작가 누드사진 교묘히 합성/사진집 소장 조각가 폭로
올해 제10회 대한민국미술대전(한국미술협회주최)서양화 부문 대상수상작인 『또 다른 꿈』(조원강·32)이 일본 조일출판사 발행 사진집 『누드』에 실린 외국사진작가의 누드사진작품 2점을 교묘히 표절한 사실이 29일 밝혀졌다.<비교사진 14면>
이같은 사실은 사진집 『누드』를 소장하고 있던 S씨(조각가·33·경기도 남양주군)가 최근 표절사실을 입증하는 문제의 『누드』지를 공개함으로써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상수상작 『또 다른 꿈』은 88년판 『누드』지 1백8페이지에 실린 프랑스 사진작가 프레데릭 아슈도의 흑백작품,89년판 1백38페이지에 실린 이탈리아 사진작가 파올로 지올리의 컬러작품 형상과 색채·표현기법 등을 합성해 작품화된 것을 한눈에 알수 있다.
수상작은 아슈도의 흑백작품과 똑같이 옆으로 누워있는 여체의 형상과 구도를 그대로 본땄으며 지올리의 컬러작품과 같은 색조와 독특한 네모꼴 선의 도입,그리고 색띠를 이용한 주변처리 등으로 이뤄졌다.
수상작과 『누드』사진집을 비교·검토한 미술평론가 윤범모씨(41)는 『작가의 창의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표절작품』이라 평가하고 『명암처리 등에서 나타나듯 형상력과 테크닉이 부족해 표절여부를 떠나서도 대상수상작으로는 수준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미술대전에서 서양화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민병목씨(60)는 『한마디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표절사실을 확인한후 『주최측인 한국미술협회와 운영위원·심사위원 등과 검토·협의,수상취소 여부를 곧 결정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상수상자인 조씨는 홍익대·대학원을 나와 오리진회화협회·한국수채화작가회 회원으로 작품활동을 벌여왔으며 현재 지방의 C대·D대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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