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현대미술 한눈에 본다|「앵포르멜」부터 「뉴페인팅」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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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앵포르엘부터 뉴페인팅까지-.
50년대이후 서구 현대미술계에서 펼쳐져온 다양한 미술조류를 살펴볼 수 있는 대형 기획전들이 한꺼번에 열리고 있다.
50년대 유럽 추상미술을 리드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유럽 추상미술의 거장전」이 22일∼12월21일 갤러리 아트빔에서 열리며 미국팝아트의 기수 앤디 워홀과 낙서화의 대표적 작가 장 바스키아의 작품을 본격 소개하는 「워홀과 바스키아의 세계신」이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있다.
모 벨기에의 현대작가 16명의 대표작을 선보이는 「벨기에 현대미술전」이 2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으며 헝가리의 현대작가들을 선보이는 「헝가리 현대미술전」이 22일∼12월26일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밖에 만화적 기법을 개발한 미국의 팝아트작가 「로이 리히덴슈타인전」이 20∼30일 가나화랑에서 선보인다.
이 전시회의 출품작가들은 각 미술경향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국내에는 처음으로 본격 소개되는 것이다.
갤러리 아트빔(727-5540)이 개관기념으로 마련한 「유럽 추상미술의 거장전」에는 50∼60년대 파리를 무대로 앵포르멜을 중심으로 한 현대추상미술운동을 펼쳤던 작가 13명의 작품 33점이 출품된다.
앵포르멜은 지난날의 정형화된 회화와 기하학적 추상에 반발해 작가의 주관과 감정을 자유롭게 드러낸 비정형회화운동이다.
강렬한 색채와 격렬한 붓놀림으로 대담한 작품을 발표했던 조르주 마티유를 비롯해 슈나이더·폴리아코프·드 스탈·술라주등 대표적 작가들이 망라됐다.
이들의 추상미술운동은 60년을 전후해 대두된 한국의 앵포르멜운동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전시회에는 특히 KAL기 격추사건의 비극을 담은 마티유의 대작 『269인의 대학살』도 출품돼 주목된다.
「워홀과 바스키아의 세계전」에는 워홀의 유화와 판화31점과 바스키아의 유화 22점이 내걸렸다.
워홀은 50년대 미국화단을 휩쓸었던 추상표현주의에 반발, 60년대초 코카콜라와 마릴린 먼로·엘비스 프레슬리등 대중적 상징들을 반복적인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표현해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바스키아는 10대때부터 뉴욕의 지하철 벽면등에 원시적인 기호·문자등으로 낙서화를 그려 돌풍을 일으켰었다. 이번 전시회엔 서로 영향을 끼친 두 작가의 합작품도 출품됐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앤디워홀에 이은 미국 팝아트계열의 대표적 작가로 손꼽힌다.
그는 회화에 만화적 소재와 기법을 끌어들여 이를 단순·명쾌한 선과 색채로 새롭게 표현함으로써 미국미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5백호 크기의 초대형 작품을 비롯해 유화와 판화신작 30여점이 선보인다.
헝가리 현대미술전에는 헝가리에서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펴고있는 대표작가 15명의 평면·입체작품 80여점이 출품된다.
헝가리는 급격한 정치·경제적 변혁을 겪으면서 서구의 다양한 현대미술경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다원주의와 절충주의적 경향을 보여 왔다.
특히 이들은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강한 뉴페인팅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헝가리의 현대미술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막 다음날인 23일 오후2시에는 빈 현대미술단장인 졸랑 헤기박사가 90년대 헝가리예술의 상황에 대해 강연한다.
지난18일 개막된 벨기에 현대미술전에도 벨기에의 대표작가 16명의 회화와 조각, 설치·비디오작품 55점이 출품됐다.
이밖에 워커힐미술관에서는 28일까지 문학과 미술과의 접목을 시도한 독일작가 3명의 실험적 작품들이 소개된 「보고 듣고 읽는 전」이 열리고 있다.
이같은 전시회들은 해외미술품을 전시·판매하기 위한 일반 화방들의 급조된 전시회와는 달리 외국 거장들의 작품세계를 내실있게 소개하는 기획전이라는데 뜻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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