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8천만원 은행수송차 탈취/전주 외환은출장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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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40대가 타고있다 돈가방 싣자 도주/출장소장 차 미리 훔쳐 “견인됐다” 쪽지로 유인/돈 운반 시간맞춰 은행앞 대기… 사정 잘아는듯
【전주=현석화기자】 19일 오후 8시45분쯤 전북 전주시 우아동 외환은행 우아동출장소(소장 김대영·34) 앞길에서 현금수송용 승용차를 탈취한 40대가량 남자가 현금 3천83만5천원·수표 2억5천2백30만3천4백원 등 2억8천3백13만8천4백원을 싣고 달아났다.
은행직원 김학훈씨(23)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30분쯤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 청원경찰 송남섭씨(41)와 은행앞에 세워진 김소장 소유 현금수송용 전북5나 2527호 포니2 승용차 트렁크에 돈가방을 넣고 문을 닿는 순간 범인이 차를 몰고 그대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이날 범인은 출장소장 김씨가 출장소에서 40m가량 떨어진 우신아파트앞에 주차해 놓은 승용차를 미리 훔친후 『차를 7동 아파트 관리실에 견인해 놓았다』는 쪽지를 남겨 김소장을 엉뚱한 곳으로 유인한 뒤 행원 김씨등이 돈을 가져오는 시간에 맞춰 은행앞에 차를 대 범행했다.
범인은 급히 달아나다 출장소에서 5백여m 떨어진 횡당보도에서 이준식씨(29·전주시 동산동)의 전북3나 9147호 엑셀승용차와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범행 15분뒤 2㎞ 가량 떨어진 전북대병원 영안실부근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으나 돈가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이날 외환은행 우아출장소가 공모주식 마감으로 현금이 많았고 매일 오후 6시∼9시 지점으로 현금을 수송하기 위해 출장소장 승용차를 이용하는 등 내부사정을 잘 아는 자의 소행으로 보고 베이지색 점퍼차림에 안경을 낀 40대 남자를 수배하는 한편 직원등 최근 이 은행을 그만둔 사람들과 날치기범에 대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범인이 전주시내를 미처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주요간선도로를 차단,외곽경비와 여관 등지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출장소측은 이날 현금등이 많았는데도 무장경관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평소 운전해온 출장소장 김씨를 확인하지도 않고 직원·청원경찰이 차트렁크에 돈을 싣는 등 현금수송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냈다.
한편 외환은행은 전국 각지점에 이날 도난당한 수표에 대한 지불정지를 요청했으나 돈가방에 수표번호까지 찍힌 입금전표가 들어있어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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