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바라데이 오늘 방북 "사찰 가능한지 살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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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엘바라데이(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3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한다. 북한 측의 초청에 의해 이뤄지는 이번 방북은 1992년 한스 블릭스 총장 이후 15년 만이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방북은 실질적인 북한 핵 시설 폐기의 첫 단추로 평가된다. 북한은 '2.13 합의'에 따라 60일 안에 핵 시설 폐쇄.봉인과 IAEA 사찰단 수용 등을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행과 관련돼 가시화된 게 전혀 없는 데다 사찰의 범위 등도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엘바라데이 총장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핵시설 폐쇄.봉인의 개념이 구체화되고, IAEA 사찰단의 활동 범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방북을 통해 '2.13 합의' 이행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특히 북한이 IAEA 사찰단에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하느냐는 핵 폐기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02년 12월 IAEA 사찰단을 추방하기 전까지 사찰단의 역할은 제네바 합의에 따라 동결된 영변 5㎿ 원자로 등 5개 동결 대상 시설의 동결 상태 여부를 감시하는 선에 머물렀다.

1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번에 방북하면 사찰이 가능한 상황인지를 살펴보겠다"며 "북한이 IAEA의 완전한 회원국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종 기자

◆IAEA=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구와 국제적인 공동 관리를 위해 설립된 유엔기구. 핵물질의 군사적 목적 이용을 방지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1957년 설립돼 143개국이 가입해 있으며 본부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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