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LA항공료 덤핑경쟁/비수기 예약부진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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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왕복편 6백불에 판매/아시아나/KAL “국적항공사 동반자살”… 정부대책 요구
미주노선에 15일 첫취항하는 아시아나항공이 서울∼LA간 왕복요금을 정상요금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백달러(2등석기준)에 판매하고 나서 KAL등 경쟁항공사들로부터 「출혈 덤핑상술」이란 비난과 함께 항공사간 요금할인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특히 KAL은 지난해 미주노선에서 1억달러의 적자를 보았다며 『아시아나의 덤핑은 국적항공사의 동반자멸을 가져오게 된다』고 12일 교통부에 정부대책을 묻는 질의서를 냈다.
아시아나측은 『비수기에 취항하기 때문에 승객확보를 위해 한달간만 한시적으로 특별할인요금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항공전문가들은 아시아나의 저임공세가 KAL과의 제살깎기경쟁을 유발,미국등 외국항공사들에게 어부지리를 주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나=88년 747점보기 도입인가를 받고 계약을 한 상태에서 9월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나 예약상황이 부진해 비상수단으로 요금<별표>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관계자는 현재 교통부에서 유럽노선등 어느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노선에 대한 취항권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적자 노선인 미주에 취항하는 만큼 요금밖에는 시장을 확보할 방법이 없었다며 KAL이 현재요금을 더 내리지 않는다면 성수기가 시작되는 다음달 15일부터는 KAL수준으로 요금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요금을 내리고도 13일 현재 11월중 출국예약이 평평균 54%,12월은 56%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KAL=미주노선의 누적적자로 1월부터 서울∼호놀룰루∼LA노선을 취소하는등 공급좌석을 87년 42만1천5백석에서 지난해 35만7천2백석으로 줄인 KAL은 아시아나가 KAL요금보다 50%나 낮은 요금을 내놓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는 주3회 여객·화물겸용의 747콤비기를 투입,여객요금 덤핑의 손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KAL은 4백석규모의 점보기를 주 21회 운항하고 있어 현재 요금수준으로도 탑승률이 80%는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기 때문에 경쟁만을 위해 요금을 내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교통부=항공국관계자는 『항공법에 부당한 요금인하를 규제하는 규정은 있으나 미주노선에서는 미국의 항공정책이 요금의 자율화로 돼 있어 적용하기 힘든 입장』이라며 『특히 항공요금의 인하는 과소비자제로 경영난을 겪는 여행업계의 수지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만큼 아시아나에 대한 요금지도방안을 신중히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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