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평창 올림픽'에 큰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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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자신 있게 '빙상 강국 코리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14년 겨울올림픽의 평창 유치가 한발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이강석(22.의정부시청) 선수가 10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별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자 2014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좋은 징조'라며 환호했다.

이 선수는 500m 2차 레이스에서 34초25를 기록, 2005년 11월 일본의 가토 조지가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34초40)을 0.15초나 단축했다.

<관계기사 26면>

한국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건 2001년 남자 1500m에서 이규혁(서울시청)이 수립한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단거리인 500m는 육상의 100m와 마찬가지로 가장 빠른 선수를 가리는 종목이다. 이강석의 세계신기록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이강석은 "지난해 토리노 올림픽에서는 경험 부족으로 동메달에 그쳤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이강석의 500m 세계신기록은 쇼트트랙에 치우쳤던 한국의 겨울스포츠가 피겨(김연아)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에까지 세계 정상으로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받을 만하다.

방재흥 평창유치위 사무총장은 11일 "피겨의 김연아가 지난해 12월 세계 정상에 오르고, 이번에 이강석이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것은 한국이 빙상 강국이라는 증거"라며 "이번 쾌거로 평창의 올림픽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진단했다. 방 총장은 "지난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단이 왔을 때 준비 부분에서는 거의 만점을 받고도 빈약한 경기력 때문에 마음을 졸였다"며 "한국 겨울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게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박건만 유치위 홍보위원은 "평창과 경쟁하고 있는 러시아 소치가 IOC 평가단을 맞아 역대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동원해 유치 활동을 벌이는 것을 보고 솔직히 부러웠다"며 "이강석의 세계신기록 경신은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당시 소치 측은 "겨울올림픽에서 수백 개의 메달을 따낸 빙상 강국 러시아가 아직 겨울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IOC와 평창을 은근히 겨냥했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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