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못찾는 프로축구(하)|단일리그 고집으로 팬 흥미 후반엔 "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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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축구계는 국내프로축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경기운영방식변경과 드래프트제도개선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고있다.
단일 리그제로 운영되고 있는 프로리그는 올해처럼 우승팀이 일찍 결정될 경우 팬들의 흥미를 반감시켜 흥미를 잃게 하는 취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대우는 올시즌 20여 게임을 남겨놓은 9월 하순에 우승을 확정, 프로축구는 매스컴이나 팬들로부터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이 때문에 축구인들은 물론 구단 사무국장들도 경기방식변경문제를 거론하기도 했으나 프로위원회는 내년도 시즌에도 올해와 똑같은 단일 리그를 고수키로 결정함으로써 축구발전은 전혀 도외시하는 단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축구인들은 단일리그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후기리그를 치른후 우승팀끼리 챔피언전을 갖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으며 코칭스태프나 선수들도 이러한 경기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 방식은 전기리그에서 비록 성적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후리리그에서 정상에 오를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막판까지 팀간의 경쟁이 치열, 팬들의 관심을 끌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기일정도 문제가 드러나 재검토가 필요해지고 있다.
7, 8월 30도를 넘는 무더위의 대낮에 주중경기를 치르는 것은 선수들은 물론 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팬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승점제도 바꿔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현행 경기방식인 승리2점·무승부1점으로는 공격적인 경기보다는 수비적인 경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승리3점·득점있는 무승부2점·득점없는 무승부1점등으로 바꿔 공격적인 축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한편 현재의 드래프트제도는 슈퍼스타급 신인들을 프로에 끌어들이기에는 미흡,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학팀감독들이나 국가대표급 대졸예정선수들은 『농구·배구·탁구등에서도 고졸 및 대졸선수들이 몇억원씩 계약금을 받고 실업팀으로 스카우트되고있는데 프로축구에선 최고 5천만원밖에 못받는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최소한 구단별로 1명씩을 자유계약으로 스카우트하고 나머지선수들은 드래프트를 하는 절충식 스카우트제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구단으로서야 다소 지출이 늘어나고 스카우트싸움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는 부담을 안게되겠지만 이 자체가 팬들의 관심을 끌고 구단홍보도 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월드컵대표였던 황선홍 홍명보가, 올해는 올림픽대표인 서정원 김범수(이상 고려대) 정광석(성대) 신태용(영남대) 등이 계약금에 불만을 품고 드래프트신청을 포기, 프로리그는 2년연속 스타급신인들의 부재현상을 초래하고있다.
국내프로축구는 93년 일본 프로출범으로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어 드래프트문제와 경기운영등에서 획기적인 변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다시 침체를 맞을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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