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주먹|호서 92오륜 "모의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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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아마복싱이 지난89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5회)의 참패를 만회할수 있을 것인가.
당시 출전선수 8명 전원이 단 한차례도 이기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던 한국은 오는 15일부터 9일간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질 제6회 세계선수권대회에 12개 전체급 선수가 출전, 설욕의 무대를 갖는다.
세계 최강 쿠바를 비롯해 지난대회 우승팀인 소련, 미국등 51개국 2백80여명의 세계 철권들이 총출전,「최고주먹」을 가리게 될 이번 대회는 특히 바르셀로나올림픽을 불과 8개월여 앞둔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복싱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의 이번 대회 목표는 전통적 강세를 보여온 경량4체급중에서 금메달 1개, 2개체급 정도의 3위권 진입.
라이트플라이급의 돌주먹 조동범(상무), 페더급의 박덕규(원광대)에게 큰 기대를 걸고있다.
제2회대회 (78년·유고)부터 참가해온 한국은 86년 제4회대회(미국)에서 금1개 (밴텀급 문성길)·동1개(라이트플라이급 오광수)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으나 스타부재·복싱지망생 감소등으로 침체기를 맞은 89년 모스크바대회에선 8명의 출전선수 모두 부전승을 제외하곤 단 한게임도 이기지 못하고 초반탈락하는 참담함을 맛봤다.
86서울아시안게임 전체급 석권이 영광의 무대였다면 89년 모스크바 참패는 치욕의 무대였다.
재기를 노려온 한국복싱은 올해초 지난대회 우승국인 소련으로부터 교포3세 유리 최코치의 영입, 소련전지훈련(5월)등으로 전력을 다져왔다.
특히 컴퓨터채점에 적응키 위해 지난8월엔 선수들이 컴퓨터채점기로 동료들의 스파링을 직접 채점하는 「체감요법」을 도입하는등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대다수 복싱인들이 평가하는 대표팀전력은 극히 회의적이다.
국제경기경험의 태부족은 대표단의 빈혈현상을 야기할 정도.
쿠바선수들의 평균 국제대회 출전횟수가 30여차례에 이르는데 반해 한국대표팀의 주요국제대회참가는 평균 2.7회정도에 불과한 실정.
김승미대표팀감독은 『국제경험 부족으로 선수들이 세계대회에서 쓸데없이 사기가 죽거나 또는 흥분해 페이스를 잃는 경우가 있다』며 우려를 표시.
한편 이번대회 패권은 지난7월 팬 아메리칸대회에서 11개체급 우승을 휩쓴 쿠바와 지난대회 우승국인 소련의 격돌속에 미국·독일, 6명의 선수를 출전시키는 북한이 복병으로 나서는 형국이 될전망이다.
◇선수단명단
▲단장=유현준▲감독=유재준▲심판=김영배▲회의대표=백태길▲코치=김승미 박태식▲선수=조동범 한광형(이상상무) 신수영(한체대) 박덕규(원광대) 홍성식(상무) 김석현(동국대) 전진철(상무) 최기수(경남대) 김보안 고요다(이상 상무) 채성배(광주직할시) 정승원(한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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