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생 승용차 유괴/30대에 끌려간뒤 8일째 소식끊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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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수원서… 천5백만원 요구 전화
【수원=이철희기자】 집 부근에서 놀던 8세된 국교 1년생이 30대 유괴범에게 승용차로 끌려간뒤 돈을 요구하는 두차례 협박전화 이후 8일째 소식이 끊겨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유괴된 어린이의 가정이 부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원한관계에 의한 납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범인제보에 5백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유괴=지난달 29일 오후 6시35분쯤 수원시 정자동 주택가 빈터에서 친구와 놀던 이 동네 이득화군(8·파장국 1)이 은색 프라이드승용차를 몰고 온 30대 남자에게 유괴됐다.
이군과 함께 있던 김모군(7·유치원생)에 따르면 3도어의 프라이드승용차를 타고 온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이 근처에 문방구가 어디 있느냐』고 물은뒤 『문방구에 함께 가주면 장난감 총을 사주겠다』며 이군만 태우고 일왕저수지 쪽으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이군은 키 1m25㎝ 정도에 보통체격으로 얼굴은 둥글고 머리는 장발형에 눈에 쌍꺼풀이 있으며 흰색바탕에 검은색 줄무늬 셔츠·청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범인은 1m70㎝ 가량의 키에 뚱뚱한 체구로 얼굴은 희고 둥근편이며 광대뼈가 튀어나온 편이다.
◇협박전화=범인은 유괴당일인 29일 오후 9시10분쯤 이군 집으로 전화를 걸어 전화를 받은 고모 이명자씨(27)에게 『득화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다. 여기는 대전인데 밤 10시에 다시 전화할테니 시끄럽게 하지말라』고 말한뒤 전화를 끊었다.
범인은 5시간뒤인 30일 오전 2시쯤 다시 전화를 걸어 어머니 지귀순씨(33)에게 『내일 2시까지 1만원권으로 1천5백만원을 준비해 온라인 구좌에 입금시키면 2시간안에 아이를 돌려주겠다』고 말한뒤 『구좌번호는 내일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범인은 어머니 지씨가 『아이의 목소리 좀 듣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공중전화라서 바꿔줄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
◇피해자 주변=이군의 아버지 이환영씨(34)는 S전자에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시가 6천만원 상당의 단독주택에서 이군·형 진화군(10·파장국 3)등 두아들과 노부모를 모시고 살고 있으며 어머니 지씨는 집부근에서 분식점을 하고 있다.
◇수사=전화연락이 끊기자 경찰은 범인이 유괴한 이군을 살해,암매장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두차례에 걸쳐 1만5천여명의 경찰관을 동원,경기도 일대 야산·저수지 등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경찰은 이군 집에 걸려 온 협박전화를 성문 감식한 결과 충남이나 전북 서해안 인접지역 출신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은색 프라이드승용차에 대한 수사 ▲전화발신지 추적 ▲은신 용의처에 대한 특별호구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6일 오전 수원경찰서 파정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서울경찰청과 공조체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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