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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들꽃에 사랑 쏟는 대구 야생초우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쑥부쟁이(들국화)·마타리·패랭이…. 얼마나 정겹고 친근감 있는 이름입니까.』
대구 야생초우회(회장 모규석·63)는 야생화·들풀 기르기를 통해 우리 것 찾기와 도시민의 정서순화 운동을 펴고있는 모임으로 지난해 3월20일 야생초에 관심이 있는 학자·공무원 등 33명으로 출발했다.
야생초 가꾸기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있었지만 각계 사람들이 모여 조직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이 모임이 처음이다.
『산 속에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이름 없는 꽃들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들풀들을 보고 있으면 세속의 모든 명리에서 벗어 날수 있습니다.』
돈을 주고 산 것 만이 관상용으로 대접받는다는 인식 때문에 야생초에 의미를 두는 사람은 매우 적었으나 올해 5월 초우회가 창립전을 열면서 야생초 가꾸기에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분기별 산행 모임을 통해 종자채집·촬영·생태계조사 등 활동을 펴고 있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 5백∼6백종의 야생초를 수집한 회원도 있으며, 대부분 1백 종이 넘는 야생초를 가지고 있다.
초우회는 회원들이 채집한 종을 매월 미니전시회 형식으로 소개한다. 또 야생이어서 키우기 힘든 종의 발아법·생육법 등을 월례연수회를 통해 서로 전해주기도 한다.
이들이 종자채집 등산을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종도 많다. 대구지역에 별로 없던 것으로 알려진 고란초·줄란·산모동이 자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초우회 회원들은 회귀식물을 발견·보호하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모임 총무 이정웅씨(46·대구시녹지계장)는 『야생초의 아름다움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아니겠느냐』며 『야생초 가꾸기에 관심을 쏟는 것이 우리 것 사랑하기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모 회장은 『야생초 가꾸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외해 앞으로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우회는 제10회 달구벌축제의 하나로 18일부터 2O일까지 중앙공원에서 두 번째 야생초전시회를 열고 있다. 【대인=홍권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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