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오는데 골프, 별들 작태 말 문 막혀"

중앙일보

입력

"전사자 시신 돌아오는 데 골프 친 별들, 이등병 강등 시켜야"

지난 3.1절에 일부 현역 장성과 영관급 장교들이 군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골프장을 찾았던 사실이 드러나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들은 특히 지난달 2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전사한 다산부대 故 윤장호(27) 하사의 애도 기간 중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들어 관련자 공개와 엄중한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국방부는 경위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일부 현역 장성과 장교들이 지난 3.1절 서울 시내 군 골프장을 찾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2일 오전. 관련 보도에 의하면 적어도 6명의 장성이 골프장 나들이에 동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 28일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본부, 해병대사령부는 故 윤 하사의 영결식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를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골프를 자제하도록 예하 부대에 지시했다.

故 윤 하사의 유해가 돌아온 2일,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는 군 수뇌부의 도덕적 해이를 성토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중앙일보 조인스닷컴에 접속한 네티즌 황영구(hyk5000) 씨는 "(골프를 친 군 수뇌부가)최소한의 국가관을 가지기 이전에 동료애라도 느꼈으면 저렇게 할 수 없다"며 "법 이전에 도덕적으로 군인으로서 존재가치가 없는 몰염치범"이라고 성토했다. 이기순(lks743) 씨는 "골프친 장성과 영관급 군인들의 이름을 공개하고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윤희(lyhrph) 씨는 "윤 하사는 싸늘한 시신으로 조국으로 돌아오는데 골프라니 참으로 정신나간 별들의 작태"라며 "징계를 통해 이등병으로 강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관련 뉴스에도 군 수뇌부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아이디 shghwns788을 쓰는 네티즌은 "저런 사람들이 지휘관이니 군대가 보이스카웃화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a73014973를 쓰는 네티즌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지난 서해 교전 때나 故 윤 하사의 죽음앞에서나 (군 수뇌부는)변한 게 하나도 없다"며 "누구를 위해 싸우고 전사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국민의 혈세를 받는 대한민국의 장성이라는게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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