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부 장원 김정현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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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아빠·엄마께 간다는 말씀도 못 드리고 나왔는데…. 장원이라니 밑기질 않아요.』
제11회 중앙시조백일장에서 중·고등부 장원을 차지한 김정현양(17)은 서울 송곡여고 2학년에 재학중인 앳되기다. 백일장에 가서 입상도 못하고 돌아가면 아빠·엄마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릴 것 같아 3학년 언니, 같은 학년친구가 짜고 셋이서 몰래 참가했다고 한다.
중·고등부 시제로 걸린「새」와 「가을나무」중 「새」를 골라 3연을 써냈는데 하늘을 날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나름의 슬픈 전설과 아픔을 깃들이고 있는 새를 형상화하면서 거기 안주하지 않고 늘 비상으로 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강조했다.『한 움큼/햇살 속에/슬픈 전설/끼워두고/새벽엔 /날아다니는/예습을/반복한다』는 2연의 중·종장은 특히 탁구로 읽힌다는 심사위원들의 평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선생님의 칭찬 받는 재미로 늘 끄적이며 컸다. 그렇다고 문예부 같은데 들어가 특별활동을 한 적은 없지만 지난 5월 어쩌다 성균관대에서 주최한 중·고등학생대상의 백일장에 참가, 「그늘」이란 시로 현대시부문 장원에 뽑히고는 비로소 글을 천분으로 느끼게 됐다고 고백한다.
대학에 진학할 생각으로 현재 이과공부를 하고 있다는 김양은 『역시 수리 쪽이 맞지 않는 것 같아 올 겨울방학쯤 소질과 취향을 살려 문과로 전향할 작정』이라며 웃는다.
『당장은 공부 부담 없이 역사소설·장편소설이나 실컷 읽었으면 좋겠다』는 김양의 장래 희망은 신문사 편집기자다.
혜원여중 영어교사로 재직중인 김길종씨(48)의 1남2녀중 둘째 딸.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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