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山東)과학기술대학 로봇공학기술연구소 과학자들이 비둘기의 뇌에 마이크로 칩(아래 사진)을 이식한 뒤 원격 조종으로 자극을 가해 상하좌우 등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비둘기의 뇌에서 나오는 생체 신호를 컴퓨터로 재생해 마이크로 칩에 담은 뒤 이를 이용, 뇌의 특정 부위를 정확하게 자극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실험을 이끈 쑤쉬에청 교수는 "비둘기 등 조류를 이용한 뇌 조종 실험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언젠가 이 기술이 실생활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둘기가 아닌 쥐를 이용한 비슷한 종류의 실험은 미국과 유럽에서 여러 차례 시도됐으며, 중국에서도 2005년 성공한 적이 있다.
그러나 비둘기.쥐 등 동물을 원격 조종하는 이런 기술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중국 과학자들의 실험 소식을 전하면서 "영국의 전통 스포츠인 '비둘기 경주'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승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