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지도자 연쇄 인터뷰] 3. 이슬람화합당 알와킬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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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라크전 종전 이후 이라크 정치에 가장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는 정치세력은 단연 시아파 이슬람운동이다. 시아파는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35년 이상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하에서 시달렸다. 후세인이 물러간 후 시아파는 수십개의 정당과 운동체를 만들어 정치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아파도 분열을 겪고 있다. 크게 온건한 지도자 알리 시스타니와 급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두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

이 양대 산맥의 거리를 좁히고자 노력하는 운동으로 발족한 이슬람화합당(WIM)은 최근 온건한 무슬림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당의 셰이크 자말 알와킬(50) 사무총장을 만나 저항세력의 테러와 이라크 재건 등에 대해 물었다.

-현재 벌어지는 폭력사태의 배후는 누구인가.

"당연히 후세인 추종 세력들이다. 이라크를 망쳤던 이들이 다시 연합군 주도의 정치.경제개혁을 방해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추종 세력이 외부에서 유입된 이슬람 과격 세력과 결합하는 현상이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의 복귀는 불가능하다. 미군 점령에 반대하는 이라크인들도 후세인의 복귀에는 부정적이다."

-한국의 치안유지군 파견에 대한 당의 입장은.

"일부 당 지도부는 현재의 치안부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당원들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국민이 추가적인 치안유지군 파병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미 주둔하고 있는 외국군 병력에 대한 철수를 요구하는 당원도 상당히 많다."

-이슬람화합당 설립 목적은.

"종전 후 분열 양상을 보이는 이라크를 통합하기 위해서다. 특히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을 사전에 막고 각 종파의 존재를 인정하는 '이슬람 다원주의'를 추구한다."

-시아파와 수니파 갈등 정도는.

"교리.의식 등 종교적 측면에서는 전혀 갈등이 없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차이가 없는 하나의 이슬람 종교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이 갈등의 씨앗을 뿌려놓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이라크 재건 및 정치체제 확립을 놓고 양측 간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당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종전 후 국가의 분열 및 혼란을 막기 위해 우리는 당 설립 직후 이라크지도위원회를 창설했다. 수니.시아파뿐만 아니라 시아파 내 여러 세력 및 기독교인도 참여해 통합된 이라크 건설을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 상황을 평가하면.

"전체적으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이전 후세인 정권이 더 나았다고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치안회복이 늦어지면서 연합군의 전후 통치능력에 회의감이 팽배하고 있다."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이라크 주권 회복과 임시정부 출범을 서둘러야 한다. 이 같은 정부기구를 바탕으로 연합군과 이라크 지도부는 행정 및 치안에 힘써야 한다. 전기.석유 등 민생을 위한 하부 구조를 빨리 복구하고 한국을 포함한 외국의 투자를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바그다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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