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취임 4돌 … 고향 봉하마을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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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 축하 행사가 25일 노 대통령 생가인 김해시 진영읍 봉하 마을에서 열렸다. 행사장에 대형 애드벌룬과 태극기, 대통령 내외 사진이 내걸려 축제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진영읍 40여 개 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행사엔 주민과 관광객 등 6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해=송봉근 기자]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은 25일. 노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노란색으로 뒤덮였다. 전국의 노사모 회원들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10여 개의 현수막을 내걸고 진입로 양쪽에도 노란 풍선을 매달았다. 행사장 하늘엔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이라고 쓴 애드벌룬을 띄웠다.

마을 광장에 마련된 임시무대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식전과 식후 두 차례로 나뉘어 팝오케스트라의 연주, 가수들의 노래와 춤, 국악공연이 펼쳐지는 등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였다. 지금까지 취임 기념일마다 관광객에게 국밥을 대접하는 수준의 조촐한 잔치를 벌여왔던 것과는 달랐다.

진영읍 이장단협의회와 진영읍 번영회 등 읍내 40여 개 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준비한 이날 행사에는 6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최철국(김해을).윤원호(부산시당 위원장) 국회의원,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진영농협의 풍물단과 사물놀이 공연, 양산 사찰학춤 등 식전행사가 한 시간쯤 펼쳐진 뒤 취임 4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은 '대통령을 사랑하는 새 질서 민족윤리 정립운동본부' 이용운 대표의 축시로 시작됐다.

그는 "님의 뜻은 푸른바다보다 깊고/기상은 백두산보다 높구나/그 지극한 뜻을 어리석은 이는 알 수 없으리/헌정사에 신선한 발자취임을…/"라고 낭독했다.

노 대통령은 형 건평씨가 대신 읽은 메시지를 통해 "4년 동안 좋은 일 궂은 일 있었지만 여러분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 앞으로 남은 1년, 최선을 다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메시지 낭독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노란 풍선 수천 개를 하늘로 날려 보내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최철국.윤원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인사들도 "노 대통령은 4년간 과거 어느 정부도 못한 굵직한 일을 잘해 내고 있다. 남은 임기 잘 마무리하도록 성원하자"고 말했다.

이날 주최 측은 참석 예상인원을 3000~4000명으로 잡았으나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와 애를 먹었다. 소 한 마리와 돼지 열 마리를 잡고 쌀 다섯 가마(80㎏짜리)로 밥을 지었다. 과일과 떡 등을 내놨으나 모자랐다.

조용효(51) 마을 이장은 "김해지역에만 초청장을 보냈는데 전국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며 "비용 3000여만원은 주최 측이 나눠 분담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참석 인사들의 발언 중간에 '노무현'을 연호했으며 많은 관광객은 생가를 찾아 방명록에 '사랑합니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돼 달라'라고 적는 등 변함없는 애정을 나타냈다.

김해=김상진 기자<daeda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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