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사망」처벌대상 안된다" 의견서에 검찰 발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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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대 대학원생 총기사망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경찰청이 돌연 「파출소장의 총기사용은 형사처벌대상이 안된다」 는 내용의 의견서를 내놓자 『경찰이청 (청) 승격을 계기로 천둥벌거숭이가 된 것 아니냐』는 분위기.
서울지검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시위대의 공공기관 습격에 대한 경찰의 저지·진압책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점과 경찰의 총기사용이 선량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어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신중한 결론을 내려야할 사건』 이라며 『경찰의 의견서 제출은 경찰청 이미지를 생각할때 경솔하고 어리석은 짓』 이라고 일침.
이관계자는 이번 의견서가 S법대 행정고시 출신의 황모총경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자 『법대를 졸업하고 고시에 합격했으니 경찰내부에서는 엘리트그룹인지는 모르겠으나 스스로 법률전문가로 착각하는 것은 오만스러운 짓』 이라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

<다른추궁 안받아 안도>
○…25, 26일 이틀간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는 서울대 대학원생 피격사망사건의 관련 증인채택 여부로 정회를 거듭한끝에 다른 경찰업무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채 끝나자 경찰간부들은 오히려 안도.
경찰청 국정감사는 25일 오전부터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의원들간에 논란을 벌여 정회를 거듭한끝에 26일 오후5시30분쯤 속개돼 증인 4명의 발언을 듣고 이날밤 11시45분 종료.
경찰청 한 간부는 『경찰청 독립이후 첫 국정감사여서 내심 상당히 긴장했으나 한사건에 얽매여 다른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오히려 싱거운 느낌』 이라고 토로.

<하루만 감사 부러움사>
○…국정감사 막바지에 이틀간 내무위 감사를 받게 되는 내무부는 지자제 실시로 소관 상임위가 바뀐 서울시가 예년과 달리 하룻동안만 감사를 받게 되자 『서울시가 행정위 소관에서 올해 처음 내무위로 바뀐뒤 내무위에 서울출신 국회의원이 없는 탓으로 서울시 감사에 큰 관심이 없는 모양』 이라고 부러운 눈길.
내무부측은 『올해엔 경찰청이 독립해 나간데다 현안이 걸린 사업부처도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이슈가 없을것 같다』 고 전망하면서도 지방의회 운영이나 특별교부금 관련등으로 어떤 문제가 돌출될지 긴장하는 눈치.

<예측빗나가자 당혹>
○…24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당초 최대 「곤욕대상」 으로 생수시판 문제를 꼽고 마음의 준비를 했던 보사부는 느닷없이 막판에 은행잎엑기스 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하자 「아닌밤에 홍두깨」 격의 당혹스런 분위기.
특히 26일 국감에서 이문제로 야당의원들이 집단퇴장하는 사태(?)까지 빚게 되자 이날 밤10시까지 장관이하 간부들이 모여 대책을 숙의하는등 분주.
한 간부는 『유엔가입 경사덕분에 초장에는 슬슬 잘 풀려나가는 듯 하더니 막판에 혼나게 됐다』 며 『은행잎문제가 거론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비화할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숨.

<평소의 호통 무색해져>
○…정부기판·골프장등이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호통 (?) 을 쳐 온 환경처가 감사원의 감사에서 지적받은 37건 가운데 54%인 20건이 환경영향평가 업무에 관한것으로 드러나자 머쓱한 표정.
특히 수도권 상수원지역인 북한강에서 불과 2백인m 떨어진 곳에 욱성골프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협의해 준 것이 경고를 받은데 대해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수질과 골프장은 국민여론으로 볼때 환경처가 앞장서 챙겨야할 2대 과제인데 욱성골프장은 두가지가 한꺼번에 문제가 됐으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고 실토.

<생색날 질문않자 실망>
○…16일 모스크바에서 한소어업협정을 체결하고 귀국한 윤옥영 수산청장은 25일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이 모처림 생색을 낼 어업협정관련 질문은 하지도 않은채 수산재벌에 대한 특혜여부만 밤10시까지 물고 늘어지자 몹시 서운한 표정.
윤청장은 이때문인지 2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한시간 이상을 한소어업협정관계 설명으로 일관, 『수산물 가공·양식·저장기술 이전대가로·소련측에 깜짝놀랄 정도의 어획쿼타를 요구했다』 며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1차 한소어업위원회에서 우리측 요구를 꼭 관철시키겠다』 고 본인 선전성 다짐을 하기도.

<「총액임금」연기에 실망
○…내년부터 공무원및 국영기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총액임금제 실시를 주장해온 노동부는 최근 총무처가 국정감사보고에서 『부정적 효과가 커 조속한 실시는 어렵다』 고 공식입장을 밝히자 몹시 섭섭한 기색.
노동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총액임금제는 공무원인나 자신도 개인적 입장으로는 썩 달갑지 않지만 왜곡된 임금체계를 바로 잡고 임금정책을 제대로 수행키 위해 꼭 필요한 제도』 라며 『총무처는 과거 봉급에 체련단련비 항목을 넣어 수당을 편법으로 인상했던 「전력」 까지 있으니 반대하는 것은 당연』 이라며 비아냥.
이 관계자는 또 『현재 국무총리실에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니 총무처가 반대한다 해서 꼭 안되는 것은 아닐 것』 이라며 부처간 「파워게임」 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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