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꽃차' 유리잔 속에 활짝 핀 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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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중국과 교역이 늘어나면서 우리 생활에 풍부해진 것 중 하나가 차(茶)다. 잎 차 중에선 주로 녹차와 홍차를 즐기다 중국 바람이 불면서 용정차.우롱차.보이차 등이 한 차례씩 붐을 일으키더니 요즘은 꽃차가 뜨고 있다. 한때 잎 차에 재스민 향을 넣은 재스민 차가 꽃 향기가 나는 차의 대표주자였지만 요즘은 말리거나 찐 꽃잎이나 꽃봉오리를 물에 우려내 그대로 마신다. 중국 시장에 가면 수십 종의 꽃차를 단지에 담아 놓고 팔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꽃차의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 매화차.국화차.장미차.물망초차.찔레꽃차 등이 대표적이다. 꽃차가 인기를 끌면서 꽃차 카페들도 늘었고, 차 제조업체들은 티백 제품으로도 내놓고, 음료수 형태로도 내놓아 꽃차의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 눈으로 마시는 꽃차=꽃차는 눈으로 즐기고, 코로 향을 맡고, 입으로 맛을 느끼는 차다. 중국인들은 국화차.장미차처럼 작은 꽃봉오리로 된 차는 큰 유리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 꽃을 띄워 꽃을 불어가며 마신다. 반면 맑은 차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 주전자에서 우려낸 뒤 거름망에 꽃잎을 걸러내 마시는 경우가 많다. 큰 꽃봉오리 차는 물을 부은 뒤 피어나는 모습이 아름다워 유리포트를 이용해 피어나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성질 급한 한국인을 위한 티백 제품도 많이 나왔다. 아모레퍼시픽은 '향기로 핀 장미' '향기로 핀 국화' '향기로 핀 재스민' 등의 꽃차 시리즈를 티백과 말린 꽃차로 내놓고 있다. 티백은 대추.죽염 등을 첨가해 쓴맛을 없앴고, 할인점에서 25개들이에 4000원대에 팔린다. 말린 꽃차는 30g에 3만원 선이다. 유니레버의 차 브랜드 립톤은 피라미드 모양의 티백을 써서 티백 안에서 꽃이 활짝 피는 모양을 그대로 볼 수 있게끔 했다. 녹차에 장미꽃잎을 섞은 '립톤 장미녹차'는 10개들이 3500원, '립톤 캐모마일티'는 10개들이 4000원. 쌍계제다는 지리산에서 토종 매화꽃을 채취해 만든 '눈 속에 핀 매화차'를 출시하고 있다. 10g에 4만원 선. 물처럼 차게 마실 수 있는 음료수 타입도 나왔다. 동원 F&B가 지난해 출시한 '시월애 국화차'다(470㎖에 2000원).

◆ 꽃차를 파는 찻집=꽃차를 파는 카페는 점점 느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리아의 커피전문점 '엔젤리너스 커피'는 국화차.장미차.물망초차를 메뉴에 넣었다. 엔젤리너스 측은 "몸에 좋고 깔끔한 맛을 찾는 여성들을 겨냥했다"며 "녹차.홍차보다 오히려 꽃차의 매출이 높은 지점도 있다"고 했다. 이화여대 앞의 차 전문점 '티앙팡'에서도 20여 가지의 꽃차를 판다. 가장 인기 있는 차는 상호와 이름이 같은 '티앙팡'. 느슨하게 뭉친 녹차를 따뜻한 물에 넣으면 찻잎이 풀어지면서 국화 세 송이가 떠오른다. 대학로의 '로즈하우스'는 이름처럼 모든 차와 쿠키에 장미향을 넣었다. 인기 있는 차는 홍차 안에 장미봉오리를 띄운 '잉글리시 로즈티'다.

임미진 기자

꽃차 제대로 즐기기

■향이 진하고 원래 색깔을 유지하고 있는 제품을 고른다.

■꽃잎이 갈색으로 변한 것은 피한다.

■물을 70~80도로 식힌 뒤 우려낸다.

■포장에 '식품위생법에 대한 한글 표시사항'이 찍혀 있는 제품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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