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참석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조석래 회장 역시 그 자리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그룹 회장의 측근 인사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조 회장을 지지하는 그룹 총수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본지가 각 그룹 비서실 등에 확인한 결과 전경련은 이날 간담회에 회장단 20명을 모두 초청하지 않고 일부에만 연락했다. 회동도 은밀하게 준비했다. 한 그룹 비서실에 따르면 조건호 상근 부회장은 직접 총수와 통화해 참석을 요청했다. 간담회 장소와 시간 등이 일절 새나가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조 회장과 마음이 통하는 인사들이 따로 만나는 게 알려지면 생각이 다른 전경련 부회장들의 불만을 살 수도 있다고 본 때문인 듯하다. 전경련은 간담회 후에도 "27일 총회 이전에 후보를 내는 데 합의했다"고만 언론에 알렸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조 회장을 성원하는 모임이 따로 열리고 향후 다른 모임은 예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전경련 주변에서는 '조석래 대세론'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참석한 8명이 조 회장을 밀면 차기 후보가 될 것이 유력하다. 이건희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강 회장 등 전경련 집행부의 의견을 존중해 온 관례를 보면 조 회장은 네 표를 더해 최소 12표를 얻을 수 있다는 셈이 나온다. 이는 전경련 회장단 20명의 과반수다.
김영욱.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