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한 해 다니는 데 드는 비용…지방 출신 1500만원 서울 출신 1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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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방 출신 학생이 서울대에 다니려면 1년에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합쳐 1500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학생처는 최근 재학생들의 등록금을 포함한 한 학기(4개월) 평균생활비를 조사한 결과 서울지역 거주자는 500만원, 기숙사에 사는 지방 학생은 583만원, 서울 시내에 거주하는 지방 학생은 72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서울대는 15일 열린 교육환경개선협의회에서 학생대표단과 협의를 거쳐 이 금액을 '표준생활비'로 산정했다. 이정재 학생처장은 "서울대가 학생들의 생활비 기준을 공식적으로 조사한 것은 처음"이라며 "올해 1학기 수시 합격자 1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하는 '맞춤형 장학금'의 기준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록금의 경우 단과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공대 재학생을 기준(학기당 270만원)으로 정했다. 인문대 등록금은 257만원, 의대는 496만원이다.

주거비는 서울대 주변 월세(35만원), 학원 수강료(10만원)는 교내 어학연구소의 한 강좌를 기준으로 했다. 생활비에는 교재비(30만원)와 사무용품비(월 2만원), 취미여가비(월 13만원), 식비(하루 1만원), 교통비(하루 2000원), 인터넷.전화비 등 공공요금(월 10만원) 등이 포함됐다.

집에서 등교하는 서울 지역 거주자는 주거비가 안 드는 데다 식비와 공공요금도 지방 학생보다 적었다. 반면 기숙사 거주 지방 학생은 서울 출신보다 17% 많은 583만원이 들었다. 특히 서울 시내 거주 지방 학생은 한 학기 표준생활비가 720만원으로 분석돼 1년으로 환산하면 1500만원 가까이 드는 셈이 된다.

이 학생처장은 "학기 중 생활비에서 옷값.사회참여비.해외연수비가 빠졌고, 방학 중 생활비도 별도로 반영하지 않아 실제 학생들의 비용은 더 많을 것 "이라고 말했다.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연간 1000만원 가까이 드는 만큼 지방 학생이 서울의 사립대에 진학할 경우 최소 비용이 20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고려대 공대의 경우 한 학기 460만원, 연세대 전자전기공학부 527만원, 서강대 인문학부 320만원 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6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대학 등록금은 국공립대 3623달러, 사립대 6953달러로 세계 4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납부 거부=서울대 학생대표인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는 등록금을 대학 계좌가 아닌 학생회 계좌로 내도록 하는 '등록금 민주납부' 운동을 20일 시작했다. 학교 측이 내놓은 신입생 12.1%, 재학생 5.2%의 등록금 인상안에 대한 반대 의사 표명이다. 연석회의 려목 공동의장은 "첫날 40여 명의 학생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 서명을 받는 등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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