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주 북한 외교부부장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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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엔가입은 연방제로 가는 과정/한국 대표연설서 6·25거론 불만”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은 17일(현지시간) 한국 및 일본 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남북한간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을 끌고 있다.
다음은 강부부장과의 1문1답 요지.
­유엔가입 소감은.
▲남쪽만 가입하면 오히려 통일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유엔에서 통일문제를 논의하는데 동등하게 될 수 없기 때문에 함께 가입한 것이다.
­유엔에서의 남북한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지.
▲별개의 국가로 가입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뿐 영구적이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죄가 된다. 하나의 국가,하나의 민족에 두개의 정부를 두는 연방제 형성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유엔에서의 단일의석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대 유엔외교정책의 방향은 무엇인가.
▲유엔문제가 한반도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으나 우선 절반땅에 유엔군사령부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철수되어야 한다.
또 전쟁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정전협정도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야 하며 유엔군 모자를 쓴 주한미군도 철수해야 한다.
­오늘 총회 수락연설에서 사회주의체제 고수를 강조했는데.
▲소련과 동구의 사회주의가 망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봐서는 안된다. 우리의 사회주의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유엔가입이 일­북한 수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별개의 문제이면서도 연관이 있는 문제로서 북한과 일본 양국관계 정상화에 보탬이 될 것이다. 일본이 우리를 국가로 인정하는데 편안하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문제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전혀 관계없다고 본다.
­미­북한 관계개선과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유엔가입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개선·협조관계형성 등을 바라고 있다. 주한미군은 미국측과의 협상을 통해 쉽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미국의 정계인사들에게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은 미국이 동의하면 얼마든지 남조선에서 미군과 핵을 철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상옥 외무장관의 연설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지난 50년 유엔이 한국전쟁에서 남쪽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싸웠다고 밝힌 대목에서는 감정이 많이 상했다. 우리는 아주 점잖고 유연하게 정책을 제시하고 대결발언을 자제했는데 남측은 처음부터 과거를 들추면서 자기방어를 위해 유엔이 나섰다는 소리를 해 문제가 복잡하게 됐다.<유엔본부=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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