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사장 5파전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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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하이닉스반도체 차기 사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채용을 위탁한 헤드헌터 회사에서 차기 사장 후보 10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5명을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외환.산업.우리.신한 은행과 농협.정리금융공사를 더해 6개사로 구성된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이날 투표를 해 후보 10명 가운데 5명을 예비 후보로 정했다. 사장 후보로는 외부에서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사진 (左))씨와 산업자원부 차관을 최근 그만둔 김종갑(中)씨 등이 거론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오춘식 부사장(개발생산 총괄.(右)), 권오철 전무(전략기획실장), 최진석 전무(제조본부장) 등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경기도 이천 공장 증설 등 현안에 대한 대정부 교섭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산업.우리 은행 등 정부 소유 은행 지분이 적지 않다는 점도 유리하다. 그러나 "반도체전문 지식이 떨어지는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게 아니냐"는 내부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문제다. 진 전 장관은 반도체 전문가이긴 하지만 경쟁사 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내부 인사 가운데서는 256메가 D램 개발을 주도하고 최고관리책임자(COO)를 지내는 등 기술과 경영 양면에 밝은 오 부사장이 유력하다. 중국 생산법인과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권 전무도 사내.외 사정에 정통하다는 점에서 적임자로 꼽힌다. 삼성전자 출신의 최 전무는 메모리 칩 생산성을 크게 높여 경영난을 타개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채권단은 5명의 예비후보가 확정되면 개별 면접을 한 뒤 금융회사 별로 1명씩 추천케 해 3분의 2 이상 득표한 사람을 이달 말까지 하이닉스 이사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주 중에 최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관리형 CEO보다 반도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창우.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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