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동 원자로 무기용 추정/북한 핵개발실태<영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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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라늄 자체생산 하루 3백㎏ 처리/주변에 송전선없어 발전용 아닌듯
북한은 70년대중반 독자설계에 의한 30메가와트급 기냉식원자로를 건설했다. 기냉식원자로는 플루토늄 생산에 더 유리하다. 이 원자로 건설은 80년에 시작돼 87년 10월부터 낮은 출력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미 60년대초 우라늄 매장량을 평가,중국·소련 등에 우라늄 원광을 수출해 왔다.
우라늄 채광시설의 하나는 판문점 서북쪽 50㎞,사리원 동남쪽 50㎞에 위치한 평산 바로 북쪽에 있다.
현재 우라늄 제련시설로 유일하게 확인되고 있는 것은 평북 영변 서쪽 50㎞의 구성에 있는 것으로 하루 3백㎏의 우라늄 원광 처리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확인 보고는 평산부근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건설된 것으로 시사하고 있다. 이 시설의 농축방법과 용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첩보위성들은 89년초 영변지역에서 핵관련 시설들이 추가로 건설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센터·거주시설·핵폭발시험장·50∼2백메가와트급 원자로·핵연료재처리시설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원자로는 과학연구용으로 사용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고 주변에 송전시설이 전혀 없어 발전용도 아닌것 같다. 이 원자로는 84년 착공돼 92년중 가동할 것으로 보이며 무기제조용으로 보인다.
핵연료 재처리시설은 일단 사용한 우라늄 연료봉에서 남은 우라늄과 고품위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가장 불길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재처리시설은 88∼89년 사이 착공되었고,94∼95년까지는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분화구처럼 생긴 폭발시험장은 구룡강변에 자리잡고 있으며,내폭발 실험을 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북한은 핵기반시설확장을 위해 서방기술을 은밀히 입수하는데도 노력했다. 독일의 데구사 AG사가 핵무기와 원자로에 사용될 수 있는 미국산 물질을 불법 재수출했다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8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예도 있다.
65년 소련으로부터 받은 2∼4메가와트급 연구용 소형 원자로는 영변서쪽 4.7㎞의 영동에 있다. 그보다 1㎞서쪽 상동에는 그 지원시설이 있다.
현재 건설중인 50∼2백메가와트급 원자로와 재처리시설·관련 건조물들은 영동 남쪽 2.5㎞ 지점의 구룡강변에 있다. 30메가와트급 원자로는 그보다 2㎞ 더 남쪽의 영추동 남서쪽에 있다. 이 일대는 북한의 다른 지역에 비해 도로·철도·공로 등이 잘 연결돼 있다.
미국은 지난 84년 30메가와트급 원자로가 반쯤 건설된 것을 발견한 뒤 그 용도와 용량을 파악하려 노력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소련에 우려를 전달,소련의 압력으로 85년 12월 북한 노동당비서 강성산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핵확산금지조약 가입을 받아들였다. 북한은 그 대가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조소협력협정을 체결했다.
발전소 입지선정과 사전연구 및 건설 등은 소련의 지원아래 제12차 5개년계획(86∼90년)의 일환으로 진행되도록 돼있다. 이 계획은 44만㎾ 원자로 4기로 전체 발전용량 1천7백60메가와트짜리 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함북 신포부근에 지을 이 발전소는 지난해초 착공됐으나 아직 소련이 원자로를 건네주지 않았다. 소련은 미국과 한국의 요청으로 북한이 핵사찰을 전면적으로 허용할 때까지는 이 원자로를 건네주지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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