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이런 결의대회를 해야 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관이 말한 '안타까운 현실'이란 국가청렴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청렴도 측정'에서 건교부가 2005년 33개 기관 중 30위, 지난해엔 34개 기관 중 30위를 기록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이명노 건교부 감사관은 "부처 특성상 인.허가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것이 많다 보니 좋은 점수 받기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마따나 부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도무지 이해 안 가는 일들이 있다. 허술한 청약 관리 때문에 7채의 집을 가진 사람 등 수십 명의 부적격자가 아파트를 당첨받는가 하면, 건교부 소속기관 공무원들의 비리 행위가 매년 단골로 적발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건교부가 달라지길 바라는 마음은 공무원보다 국민이 더할 것이다. 이 장관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장관은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등 요직을 거치면서 노무현 정부의 '혁신 전도사'를 자처해 왔다. 취임사에만 '혁신'을 23번 언급했을 정도다.
그러나 막상 이 장관의 취임 후 행적은 그런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는 집무실 인테리어를 바꾸고, 별도 인력을 두어 자신의 블로그를 관리하게 했다. 장관 취임 뒤 개편된 건교부 홈페이지엔 늘 그의 사진 2~3장이 걸려 있다. '포토 뉴스' 코너에 실린 30장의 사진은 모두 장관 행사 관련 사진뿐이다.
이를 두고 혁신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장관의 이런 행적들이 이번 행사를 보는 시각을 곱지 않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행사가 '혁신 전도사' 장관의 '일회성 이벤트'냐 '환골탈태 건교부'의 시작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구호보다 실천이다.
김준현 경제부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