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할머니는 11일 "남편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하니 가슴이 떨리고 너무나 기쁘다"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평양 주재 독일 대사관과 독일 적십자사가 동시에 홍씨의 생존 사실을 통보받아 아주 기쁘다"며 그동안의 노력에 만족을 나타냈다. 그는 "홍옥근씨를 찾는 과정에서 과거의 비슷한 예를 살펴보니 대부분의 경우 당사자와 접촉이 이뤄지지 않아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처럼 빨리 홍씨의 생존을 확인한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할머니가 남편과 직접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독일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홍씨의 생존 사실을 통보해 주면서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할 일을 다했다고 하더라"며 "더 이상의 도움을 줄 의사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홍 할머니는 북측의 소극적인 태도에 다소 실망하면서 "당연히 남편과의 상봉을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편지 왕래라도 허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북한 당국에 호소했다. 그는 또 "우리 가족이 찾는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되면 반드시 두 아들(페터 현철.우베)과 나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