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맨' 들어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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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계 최초로 '라운드걸'대신 '라운드맨'이 등장한다.

다음달 21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세계챔피언 이인영의 1차 방어전에는 여자가 아닌 남자가 '링의 꽃'으로 올라간다.

국내 복싱판에선 한번도 없었던 일이다. 홍보대행사 측은 "해외 복싱대회에서도 라운드맨을 썼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침체한 복싱계에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해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선 "세계타이틀전이란 공식 대회에서 남자를 라운드걸 대신 올린다는 것은 전통을 무시한 파격"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홍보대행사의 유영주 기획이사는 "남성 패션모델이 여성 의류 모델로 나서는 등 남녀의 전통적인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스포츠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자 경기에는 라운드걸, 여자 경기에는 라운드맨이 등장하는 것이 더 어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화제가 될 라운드맨(3~5명)은 한국인이나 일본인 중에서 뽑을 예정이다. 지난 24일부터 양국에서 공개 모집에 들어간 상태다. 이인영의 1차 방어전 도전자가 일본 선수(모리모토 시로.세계랭킹 6위)이기 때문이다.

라운드맨의 의상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핫팬츠로 섹시함을 과시하는 라운드걸처럼 라운드맨도 섹시하게 차려입도록 할 계획이라고 홍보대행사 측은 밝혔다. 예를 들면 웃통을 벗고 헐렁한 청바지를 걸쳐 입는 식이다. 라운드맨의 의상 아이디어도 현재 공모(02-562-4173 혹은 ) 중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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