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복지」유럽진출 길터/제일모직 사장 이대원씨(경영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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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커튼지·카핏등 사업다각화도 추진
『옷감장사도 이제 소프트(감각)를 파는 쪽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디자인과 색상·패턴을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지 않고 그저 샘플 받은대로 생산,원가만 맞춰 파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는 더이상 커가기가 힘든 상황이지요.』
최근 2년여의 준비끝에 이탈리아·일본회사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골덴텍스 월드베스트 골든플리스」라는 초고급·고가복지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있는 제일모직의 이대원 사장은 자사브랜드상품의 수출과 품질고급화의 필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22일까지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 맞춤복업자연맹 총회에서 전시회를 개최,독일업자들로부터 주문을 받기도한 「골든플리스」는 1년에 1백벌감이 나올까말까할 정도로 아주 엄선돼 길러진 양모를 사서 고도의 기술로 가공,양복 한벌감이 3천달러에서 최고 7천달러까지간다.
순모양복지의 OEM수출가격이 보통 60달러선인 것과 비교하면 웬만한 사람은 꿈도 꾸지못할 고가품이다.
『그자체가 시장성을 노린건 아닙니다. 우리도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다는 하나의 명품전략이지요.』
「골든플리스」를 앞세워 제일모직이 겨냥하고있는 것은 유럽시장진출이다.
양복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자기상표로 성가를 얻게되면 생산량기준 세계 4대메이커임에도 그동안 미국시장에 OEM수출을 해오면서 굳어진 중가이미지도 바꿀 수 있고 고급품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일대 변신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미 이탈리아 밀라노에 현지법인을 만들고 국제복지전시회에도 참가를 시도하고 있다.
『섬유산업이 사양화된다는건 몰라서 하는 소리지요.』
계속 소모방사업을 구심점으로 기존의 기성복 및 커튼지·카핏등 인테리어원단과 양모사업 등으로 사업분야를 넓히고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이사장의 구상.
회사설립(54년) 40년을 넘기는 95년에는 89년 시작한 석유화학과도 연결지어 천연섬유와 합섬·엔지니어링 플래스틱까지 확대,1조원매출을 내다보고있다.<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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