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승용차 연쇄 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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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 구로동 일대 반경 5백m 주택가에서 3일 동안 새벽시간대에 6건의 연쇄방화로 8대의 자동차가 반소 또는 전소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경찰은 발생장소나 피해자의 신분·차종 등에 공통점이나 유사점이 없는 반면 범행수법이 같은 점으로 미루어 사회에 불만을 가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경찰이 쉬쉬하는 바람에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쇄방화=19일 오전3시25분쯤 서울 구로5동 552 대창빌딩 앞 노상주차장에서 이 건물주인 권대장 씨(54)의 르망 승용차에 불이 나 뒷바퀴가 전소됐다.
또 이날 오전 3시 10분쯤에도 대창빌딩에서 불과 50m 떨어진 구로5동 546 앞길에서 엑셀 승용차에 불이 나 앞타이어가 전소됐으며 전날인 18일 오전 3시20분쯤에는 대창빌딩에서 7백여m 떨어진 서울 신도림동 290 미성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이 아파트 1동 주민 박기현 씨(34·회사원)의 엘란트라 등 3대의 승용차 앞바퀴가 불탔다.
이보다 20분전인 오전 3시쯤에는 미성아파트에서 1km 쯤 떨어진 서울 구로1동 동양공업사 옆 공터에서 최승철 씨(40·대학강사)의 쏘나타 승용차 앞바퀴가 불탔다.
17일 오전 1시 30분, 4시쯤에는 서울 구로1동 기린아엔지니어링 앞길과 우성빌딩 지하주차장에서 르망 승용차와 쏘나타승용차가 전소됐다.
◇수사=경찰은 승용차 연쇄화재가 모두 바퀴부분에서부터 불에 탔고 근거리에서 새벽 같은 시간대에 일어난 점으로 보아 오토바이나 승용차 등을 이용한 2인 이상의 방화범들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담뱃갑, 타다 남은 재 등 6종류의 유류품을 국립과학 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18일부터 2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취약시간대인 매일 오전 1시부터 5시 사이에 전직원을 동원, 아파트·빌딩 지하주차장 및 주택가·상가 주차장 등 주차밀집지역에 집중배치하는 한편 야간검문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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