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로 가는 박찬호 '든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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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미국 LA 남가주대학(USC) 야구장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피칭연습을 하고 있는 박찬호. 내셔널리그 동부조인 뉴욕 메츠와 입단에 합의했다.[LA=전한 일간스포츠 USA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34)가 뉴욕 메츠로 방향을 잡았다.

박찬호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대표 김만섭)은 9일 박찬호가 뉴욕 메츠와 1년간 옵션을 포함해 총 300만 달러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박찬호는 메츠의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정식 계약을 하게 된다. 메츠에서 박찬호는 톰 글래빈.올랜도 에르난데스에 이어 세 번째로 선발마운드를 책임질 전망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박찬호는 '연봉이 적더라도 선발로 뛸 수 있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을 원했다. 그러나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서부조 팀들이 속속 선발투수를 영입함으로써 '서부행'은 무산됐다.

최근 에이전트를 스콧 보라스에서 제프 보리스로 바꾼 박찬호는 메츠.워싱턴 내셔널스, 그리고 아메리칸리그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과 접촉한 뒤 최종적으로 메츠를 택했다.

박찬호가 메츠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뉴욕은 LA 다음으로 한국동포가 많이 살고 있다는 점이다. 한인타운이 잘 형성돼 있고 분위기가 익숙해 적응에 따른 에너지 낭비가 거의 없다. 박찬호의 부인 박리애씨도 결혼 전 뉴욕에서 유학을 했다.

메츠의 홈구장인 셰이스타디움은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박찬호는 셰이스타디움에서 통산 6경기에 출전해 1승(1패), 평균자책점도 2.92를 기록했다.

둘째, 메츠는 물방망이 팀이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달리 팀 타선이 강해 투수가 승수를 쌓기에 용이하다. 호세 레이에스-폴 로두카로 이어지는 1~2번 타자는 나란히 3할 타율을 기록했고, '클린업 트리오'인 카를로스 벨트란-카를로스 델가도-데이비드 라이트는 지난 시즌에 무려 105개의 홈런을 합작했다.

델가도는 1997년 이후 10년 연속 30개가 넘는 홈런을 날린 강타자다. 메츠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팀득점(834점) 3위, 팀홈런(200개) 4위였다.

불펜투수들이 막강하다는 점도 박찬호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지난 시즌 다 잡았던 승리를 불펜들의 난조로 여러 차례 놓쳤던 박찬호다. 지난해 메츠의 불펜은 평균자책점 3.28로 리그 1위였다. 그만큼 뒷문 단속을 잘해 준다는 뜻이다.

지난해 40세이브를 올린 좌완 소방수 빌리 와그너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힌다. 듀에너 산체스.애런 헤일먼.페드로 펠리치아노 등이 지키는 중간계투진도 수준급이다. 박찬호는 16일 메츠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로 이동해 팀훈련에 참가한다.

성백유 기자

● 메츠는 어떤 팀

내셔널리그 동부의 강호
월드시리즈 두 차례 우승

메이저리그의 다른 팀에 비해 역사는 짧다. 1962년에 창단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강팀이다. 1969년과 1986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지구 챔피언에 다섯 차례나 올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워싱턴 내셔널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플로리다 말린스와 함께 지구 패권을 다투는 메츠는 뉴욕 양키스 코치를 지낸 윌리 랜돌프 감독이 2004년 11월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난 시즌 97승65패를 기록, 정규리그에서 리그 승률 1위를 기록했으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해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1997년 12월 입단한 서재응(30.탬파베이)이 8년간, 구대성(37.한화)이 2005시즌 활약한 팀이라 한국 팬들에게도 낯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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