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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멕시코 중간선거 실시/집권 제도혁명당 압승 예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내분 야당에 등돌린 민심/살리나스 대통령 경제개혁에 호응
18일 실시되는 멕시코의 중간선거는 집권 제도혁명당(PRI)의 압승이 예상되며 카를로스 살리나스 대통령은 88년 대통령선거의 부정시비를 일소하고 개방경제정책 추진력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립적인 에스테 파이스지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지지도가 ▲집권 PRI=49% ▲보수 우익 국민행동당(PAN)=13% ▲좌익 민주혁명당(PDR)=11% ▲부동표=22%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멕시코 국민의 반란으로 일컬어진 지난 88년 대통령선거에서 PDR의 쿠아우테모크 캐르데나스 후보가 전직 대통령 아들이란 후광을 업은데다 야권연합 후보라는 강점을 안고서 살리나스를 50.36대 49.64로 위협했던 것과는 판이한 양상이다.
정치분석가들은 「민주개혁시대의 개막」이라며 들떴던 국민들이 3년사이 이처럼 야당에 등을 돌린 이유를 살리나스 대통령의 경제개혁에 대한 호응과 집안싸움으로 갈팡질팡해 온 야당에 대한 염증의 결과로 보고 있다.
살리나스 대통령은 1929년 제도혁명당 창당이래 압도적 표를 몰아주었던 국민들의 88년 대반란이 ▲헤어날줄 모르는 경기후퇴 ▲중산층의 저축을 해마다 절반이상씩 까먹은 인플레에 있다고 분석,강력한 개방경제 및 경기부양책을 폈다.
PRI 당원들이 하원 5백명 전원,상원 64명의 절반,주지사 31명중 6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낙관하는 근거도 87년 이전 대 현재의 경제비교 ▲인플레=1백∼2백%→20% ▲경제성장률=마이너스→플러스 4% ▲실업률 격감에 따른 생활수준 안정 등에 있다.
사실 살리나스 대통령은 재임 3년동안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빈민층의 표를 모으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기업가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미국·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해외자본을 유치,일자리를 늘리고,「솔리데르티 계획」이란 이름으로 10억달러를 투입,빈민취로사업을 펼쳤으며 매주 지방순시에 나서 학교·취로사업장에서 연설을 했다.
그러면서 TV방송에는 정적 카르데나스에 관한 뉴스를 통제,국민과 멀어지게 했다.
그러나 야당들은 자체내 문제에 매달려 88년의 인기유지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국민행동당은 살리나스의 경제정책에 찬반이 엇갈렸고 민주혁명당은 기존 좌익세력과 제도혁명당 이탈파 간의 이념논쟁으로 영일이 없었다.
이같은 결과는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25%가 지지당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달 누에보레온주 주지사 선거에서 투표율이 60%로 저조한 가운데 집권당이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살리나스 대통령은 경제개혁의 성과에 자신을 얻어 ▲새로운 선관위 구성,정교한 선거인명부 작성 ▲선거재판소 설치 등 선거제도를 정비,지난 선거의 암살(야당들은 선거감시원 1백5명이 죽었다고 주장)·투표함·선거인명부 조작 등의 혐의를 벗겠다고 벼르고 있다.
야당과 현정부 비판자들은 이미 대세가 집권당으로 기울었음을 시인하면서도 ▲취로사업은 사실상 집권당의 매표행위이고 ▲야당표를 줄이기 위해 투표율을 낮추려 하고 있다는 등 이번 선거가 공정하지 않다며 시비거리를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88년 선거직후의 무정부 상태에 대한 우려,경제개혁에의 만족 등으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확신하고 있는 집권당이 가시적인 부정선거를 자행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살리나스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소련에서 보듯 글라스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는 동시에 이뤄질 수 없다』 『빵이 해결돼야 민주화가 꽃핀다』고 공언하듯,집권당이 이번 선거의 압승을 「개발독재」를 보장하는 백지수표로 인식할 공산이 크다.<이기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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