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하나된 축제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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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제17회 세계잼버리 참가대원들은 4일째인 11일밤 야영장내 세군데 소집회장에서 국가별로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국제 친선의 밤」 행사를 갖고 우정을 다졌다. 오는 14일까지 3일간 계속될 이 행사에는 각 국 팀들이 10분씩 무대에 올라 준비해온 고유의 춤·노래등을 선보이게 된다. 다음은 첫날 행사현장 스케치다.
○…갑자기 토인 10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전통악기인 듯 이름을 알 수 없는 기구들을 마구 두드리며 『웨살 일니나바바』를 계속 외쳐댔다.
아프리카 식인종이 나오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짐바브웨 대원의 공연모습이다.
그들의 부족축제를 연상시켜주기라도 하듯 북을 두드리고 무대를 발로 구르며 전혀 알아듣지 못할 구호를 계속 외쳐대지만 모든 세계의 친구들이 한마음이 되어 그들이 연주하는 리듬에 맞춰 박수를 쳐주었다.
어느새 아쉬운 10분이금방 지나가 버리고 이번에는 독일대원 20여명이 바이얼린·기타를 들고 무대에 등장했다.
이중 10명은 2명씩 짝을 맞춰 그들의 전통춤을 선보였다. 나풀거리는 감색 치마·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대원들, 반바지에 흰색 셔츠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남자대원들의 모습이 무척 단정해 보였다.
한바탕 노래·춤이 끝난후 이들은 모두 스카우트 옷으로 갈아입고 민요를 합창.
이들의 민요는 구슬픈 독일 피리소리와 함께 한밤 설악의 공기를 가르며 듣는 「친구」들에게 게르만인의 정서를 물씬 느끼게 해주었다.
그들 중 한명의 손에는 통일된 독일국기가 설악의 밤바람에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다.
『한국 친구들아! 너희들은 대단한 아이들, 수줍어 하지말고 이리 와서 함께 어울리자 세계친구들아! 너희들은 대단한 아이들, 수줍어하지 말고 이리 와서 함께 어울리자』 어느 순간 공연을 지켜보던 1천명의 세계친구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가 돼 함께 『세계 친구들아』를 외쳐댔다.
이어 경쾌한 삼바풍의 멜러디가 무대 위에 퍼지면서 정열의 나라 이탈리아 대원들이 무대에 올라섰다.
이들이 준비한 것은 작가 콜로디가 만든 동화 『피노키오』를 관악형식으로 만든 연극.
어느덧 순서가 끝났고 아쉬움 속에 『시 유 투모로』를 외치며 각자의 텐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늘엔 별이 무척이나 반짝이고 있었다.【고성=박경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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