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공산당 새 강령/급진내용 일부 삭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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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원안서 후퇴 수정안 마련/강경파­개혁파 분열 막기 위한 조치
【모스크바 AP·AFP=연합】 소련 공산당은 지난달 26일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승인받은 새로운 당강령에 공산주의 등 전통적 문구를 삽입하고 일부 급진내용을 삭제하는 등 원안보다 훨씬 후퇴한 당강령 수정안을 마련,전국의 당조직에 내려보냈다.
이번 당강령 수정안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당내 강경파와 개혁파간 분열을 사전에 막기 위한 노력으로 당강령 수정위원회가 새로 마련한 것이다.
8일자 당기관지 프라우다에 실린 당강령 수정안은 당원에 대한 급여지급,지방당 조직참여,당노선 고수 등 당원들의 의무와 관련한 보다 강경한 문구들이 복원되고,공공작업장에서의 정당활동을 금지시킨 보리스 옐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의 조치를 거부하는 조항이 삽입됐다.
또 연방 지도부 관할하에 통합군 징집 조항이 새로이 포함됐는데 이는 그루지야 등 일부 공화국에서의 자체 방위군 창설에 반대해온 군부 지도자들에 대한 분명한 양보로 평가되고 있다.
당강령 수정안은 볼셰비즘을 19세기초와 20세기초의 환상,또는 공상과 통찰력의 비약에 의한 정치적 운동으로 비난하는 문구와,선거를 통해 뽑힌 의원들은 당보다는 지역구 주민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조항을 폐지함으로써 지난달 당중앙위에서 채택한 원안보다 정통주의적 색채가 강화됐다.
수정안은 그러나 전체주의노선 포기 등 원안에서 채택한 많은 핵심 변질조항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당의 목표는 인간의 얼굴을 가진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며 공산당은 경제적·정치적·정신적 자유를 대변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 수정안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최종안이 마련돼 오는 11월 당대회에 넘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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