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키운다" vs "암 예방한다" '콩 효과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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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암협회(NSWCC)는 콩식품이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생기는 유방암·전립선암 환자에게 특히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웰빙계의 효자로 군림하던 콩에 대한 인식을 뒤집는 내용이다.

이는 ‘콩=건강식품’이란 일반인의 인식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콩 애호가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나 콩의 건강기능성 효과는 여전히 건재하다. 전문가들도 ‘뒤집을 만한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또 열쇠가 되는 에스트로겐은 콩 속에서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콩의 위기로 인해 된장과 청국장, 일본의 낫도까지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콩의 전쟁’ 내막을 알아보자.

◆ 논란의 배경= NSWCC의 영양학자 캐시 채프먼은 "현재 유방암 환자이거나 과거에 유방암을 앓았던 사람은 콩식품을 즐겨 먹거나 식물성 에스트로겐 보충제를 섭취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항암제의 효능이 떨어진다는 것.

이들은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이 몸 안에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유사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봤다. 콩식품이 일종의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한다는 것.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런 가설이 나온 지 꽤 됐고 폐경 여성에게 에스트로겐 약을 투여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다소 높아진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방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지나친 콩 섭취가 폐경 이전 여성의 유방암 발생 위험을 특별히 높인다고 볼 수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 실보다 득이 많다= 일본에선 이소플라본을 콩의 대표적인 항암성분으로 꼽는다. 그뿐 아니라 유방암.전립선암.대장암의 예방식품으로 흔히 콩을 추천한다.

이소플라본이 유해산소를 없애고(항산화 작용) 몸안의 발암 효소인 티로신기나아제를 억제한다는 이유에서다.

한.중.일 등 동양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미국 여성보다 4~10배 낮다는 사실도 콩의 항암 효과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자주 제시된다.

일본 여성(하루 평균 29.5g)은 미국 여성(0.9g)보다 콩을 훨씬 많이 먹는다.

콩의 식이섬유도 항암성분이다. 식이섬유는 음식 노폐물 속의 발암성분이 대장을 빠르게 통과하도록 한다. 설사 등을 일으키는 콩의 트립신 저해제도 요즘 항암성분.당뇨병 예방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 어떻게 먹나= 콩을 '암 예방용'으로 먹을 경우 과다 섭취하지 말고 조금씩 매일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랫동안 즐겨 먹으려면 장기 보존이 가능한 콩자반이 편리하다. 콩의 항암 효과를 높이려면 다시마.호박 등 항산화 효과가 있고 콩과 잘 어울리는 다른 식품과 함께 조리하는 것이 좋다.

꼬투리가 있는 것이 공통점인 콩은 종류가 1만3000여 종에 달한다. 그러나 생김새.색깔에 따른 영양소.건강성분의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약점은 껍질이 단단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가루를 만들거나 가열해서 먹는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소화가 잘되는 비지.두부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콩과 더불어 청국장도 심장에 좋지 않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제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고있다. 결국 에스트로겐이나 콩 속의 특정 성분을 '다량으로 직접' 먹지 않고 콩이나 된장 청국장등 끼니에 식품으로 먹는 것은 영향이 없다는 결론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뼈 튼튼·노화방지…당뇨에 좋아
▶ 콩의 특성과 건강효과

-쇠고기와 대등할 정도의 단백질.(밭에서 나는 쇠고기)

-포만감이 빨리 온다.(비만과 과식예방)

-칼슘 마그네슘 풍부(뼈 건강에 좋다)

-식이섬유 풍부(변비.치질예방)

-스트레스 심하게 받을때 고갈되기 쉬운 비타민B군 풍부

-코엔자임 Q10풍부(노화 방지 효과)

-당뇨병 환자에게 유익(복합탄수화물 단백질이 혈당 조절)

-정신집중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좋다

-이소플라본 풍부(콜레스트롤 저하 골다공증예방 갱년기 증후군 개선)

-레시틴 사포닌 식물성 콜레스테롤 풍부(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USA중앙 천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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