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원 짜리 교복'에 대한 항변

중앙일보

입력

'70만원대 교복'

최근 사회적으로 교복 가격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유명 브랜드 교복과 중소업체 제조 교복 가격 차이부터 시작된 교복논쟁은 원가 논란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70만원대 교복'이 알려지면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흐르자 공정거래위원회는 교복업체들의 담합 여부 조사에 착수했고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별로 교복 도입 시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명 교복업체 일부는 '오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고 일부는 '소나기는 피해가자'는 식으로 침묵하고 있다.

70만원대 교복을 판매해 학부모단체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SK네트웍스의 교복 브랜드 '스마트'. 원가 논란 때까지는 조용하던 스마트가 '70만원대 교복' 이야기가 나온 후 "오해"라며 입을 열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의 발표 이후 마치 '대한민국의 교복 가격은 70만원대'라는 오해가 퍼지고 있다"며 "대일외고의 70만원대 교복은 일반적인 세트(자켓, 바지.스커트, 셔츠, 조끼)에 가디건과 코트까지 추가된 가격"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국내에서 일부 계층을 타깃으로 했던 1000만화소 휴대폰이 90만원대였는데, 학사모의 논리대로라면 국내 휴대폰은 모두 90만원대라는 주장과 같다는 것.

스마트측에서 보내온 자료를 보면 70만원대 교복으로 알려진 타미힐피거 라인 교복 가격은 일반 세트의 경우 35만원이고, 선택상품인 가디건(8만원)과 코트(22만원)을 추가할 경우 65만원이다.

이 관계자는 "물론 교복이 35만원인 것도 싸다고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타미힐피거 라인은 국내 교복시장의 0.001% 규모인 1300여장을 순수하게 테스트 마케팅 차원에서 선보인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타미힐피거 라인이 아닌 대일외고의 일반 스마트 교복 가격은 자켓, 바지(스커트), 조끼, 셔츠 등 기본세트가 23만3000원이다. 여기에 선택사항인 가디건(5만원), 코트(22만원)를 더할 경우 50만3000원이 된다.

이어 학생복 가격이 엄청난 거품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스마트측은 "1997년 이후 지난 10여년동안 교복 가격은 단지 5만원 정도 올랐을 뿐"이라며 "일반 캐주얼 의류의 경우 원가보다 소비자가격이 3.5 ̄8배까지 되는데, 교복은 2배 정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즉 다른 캐주얼 의류와 비교할 때 교복의 원가대비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는 1997년 1인당 소득에서 교복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1.69%였는데 2005년에는 1.38%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복 가격을 성인 양복 가격과 비교하는 사례들에 대해서도 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복의 '한벌'은 자켓과 바지 2피스를 뜻하지만, 교복은 자켓, 바지(스커트), 조끼, 셔츠 등 총 4피스를 '한벌'로 하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즉 '교복 한벌 가격이 성인 양복 한벌 가격'이라는 주장은 품목의 차이를 고려치 않은 잘못된 비교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스타를 활용한 과다 광고로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광고를 하지 않을 경우 교복 한벌당 약 3000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며 "다른 의류브랜드에 비하면 과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스마트가 '70만원대 교복'의 당사자인 관계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반면 다른 유명 교복 브랜드인 '엘리트'와 '아이비리그'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아이비리그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업체가 반박이나 해명을 할 경우 더 분란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소나기는 피해가야 된다'는 기분으로 사태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 추후 대책 등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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