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장범들 수십차례 자수 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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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모 관계자들 참석… 유 사장 개입추궁/오대양사건… 변호비 지원해준 여신도 배후조사
【대전=특별취재반】 오대양사건을 수사중인 대전지검특수부는 7일 암매장사건으로 자수한 오대양관계자 6명이 1년여전인 지난해 6월부터 수십차례 자수를 위한 모임을 가졌으며 특히 자수모임에는 윤모씨등 (주)세모 관계자 3∼4명이 함께 참석했던 것으로 밝혀내고 세모직원들의 신병을 확보,유병언 사장의 자수개입부분을 집중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들이 장기간 세모측과 자수를 논의하면서 철저하게 말을 맞춰 진술내용을 조작했을 것으로 보고 자수동기·협의과정·거래내용 등을 캐고 있다.
검찰은 자수를 권유한 이재문씨가 암장범인들의 변호사 비용 1천6백만원을 제공한 점을 조사한 결과 이씨로부터 서울에서 의류·양품점을 경영하는 구원파 여신도 김모씨(42·서울 일원동)가 지원해줬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김씨의 신병을 확보,조사하고 있으나 김씨는 이름만 빌려주고 사실상 세모측에서 자금을 대주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김씨는 구원파가 운영중인 한평신협에 자신의 집과 가게 등을 1억원에 근저당설정하는등 구원파­세모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이들이 자수날짜를 7월10일로 잡은 것은 유사장이 종교연구가 탁명환씨의 고소사건과 관련,7월22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출두토록 소환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에 앞서 자수함으로써 오대양과 세모가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수자들이 오대양과 세모와의 무관함을 주장하는 대가를 약속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이들의 자수가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탁명환씨 등과의 얽힌 소송때문에 이루어진 것인지 또는 집단변사사건과 직접관련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중이다』고 밝혔다.
이밖에 검찰은 집단변사사건현장에 있었던 오대양사장 박순자씨의 남편 이기정씨(57)를 7일 오전 소환,사건당시의 행적과 개입여부 등을 추궁중이다.
한편 박순자씨의 동생 박용주씨(35·수감중)는 검찰에서 『변사사건 하루전인 87년 8월29일 정화진씨에게 「삼우도 고통받고 있다」는 말을 한적이 없다』는 상반된 진술을 계속하는등 사건당시 행적이 불분명해 경찰은 정씨와 대질키로 했다.
정씨는 검찰에서 용주씨의 말을 메모지에 적어 박씨에게 전달했으며 『송재화씨가 사채를 개발비라고 불러왔다』고 진술.
검찰은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지부분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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