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전쟁… 바가지… 산림훼손… 쓰레기…/피서지 무질서 “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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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식수원서 빨래·샤워까지/음료·숙박비 부르는게 값
【전국 종합】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피서행렬이 줄을 잇는 전국 해수욕장과 강·계곡 등에는 무질서가 판을 쳤다.
특히 동·서·남해안 해수욕장에는 불법야영취사로 곳곳에서 산림이 훼손되고 쓰레기더미를 이뤄 피서몸살을 앓고 있는가 하면 바가지요금과 행락질서문란으로 「사람공해」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시민의식 실종에다 갖가지 탈법행위와 폭력등 각종 범죄까지 기승을 부려 피서객들은 모처럼 나들이가 짜증스런 고생길이 되고 있다.
◇바가지요금=피서인파가 몰리자 동해안 속초의 경우 장급여관이 평소 1만5천원의 숙박요금을 3만∼4만원씩 받고 있으며 민박요금도 8천원보다 3∼4배 많은 2만∼3만원씩 받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20원짜리 1회용 컵 1개를 1백원씩 받고 정가 3백원인 음료수 1병에 10배인 3천원씩 받는 등 부르는 것이 값이다.
옷보관료도 규정요금이 4백원이나 3천∼6천원씩 받고 있고 사워료도 규정요금이 4백원이나 1천원씩 받는 등 바가지 요금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
◇시민의식 실종=강릉 경포대해수욕장등 동해안 해수욕장 송림과 설악산 계곡 등에 불법야영,수목을 마구 훼손하는가 하면 일부 피서객들은 취사금지 구역에서 취사행위를 해 음식찌꺼기를 마구 버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식수급수전 24개중 20개가 파손돼 못쓰게 됐고 나머지 4개 식수원도 피서객들이 빨래까지 하며 샤워·취사장으로 쓰고 있어 물을 구하지 못한 많은 피서객들이 식수대신 값비싼 음료수를 사마시고 있다.
◇쓰레기 사태=5일 오전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는 피서객이 마구 버린 음식물 찌꺼기·휴지·빈깡통 등 쓰레기 80t이 수거됐고 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 50여t의 쓰레기를 치우느라 공무원·경찰 등 4백여명이 동원됐다.
또 동해안해수욕장과 설악산계곡에는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발붙일 수 없을 정도며,특히 야영장 주변은 쓰레기더미의 악취 때문에 피서객들의 짜증을 샀다.
◇범죄=4일 오전 1시10분쯤 전북 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백천녀유원지에서 송모군(19·무직·부안군 하서면)등 10대 2명이 텐트안에서 잠자던 김모양(17·경기도 부천시)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전북 부안경찰서는 5일 해수욕장 피서객들을 위협,자릿세 16만원을 뜯어온 이재화씨(24·부안군 부안읍 서외리) 등 2명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진권씨(22)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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