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직 총사퇴 결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한나라당 최병렬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후 내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서울=연합]

한나라당은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사건 특검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반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하고 사직서를 최병렬 대표에게 제출했다. 최대표는 이와함께 특검법안 거부권 철회를 촉구하며 26일 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25일 오후부터 국회의 모든 의사 일정을 거부, 예산안및 법안, 기타 안건 심의에 불참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특검법안을 거부한 뒤인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끝에 이같이 결정했으며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 1백3명은 의원직 사직서를 작성, 당 지도부에 제출하고 처리 문제에 대해선 당 지도부에 일임키로 하는 등 정국 상황을 봐가며 투쟁수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은 무너지는 나라에는 관심 없고, 자신과 측근들의 치부를 덮고 내년 총선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반드시 노 대통령과 주변비리 문제는 철저히 밝혀 책임질 일은 책임지도록 할 것이며 온 국민이 진실을 알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서는 ‘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사유로 인하여 보직을 수행할 수 없기에 국회법 제135조 2항의 규정에 의해 사직서를 제출하오니 허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돼있다.

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부터 지역구에 내려가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의 부당성을 알리는 홍보전에 나서기로 했다. 최 대표는 노 대통령과 자신의 1대1 TV토론을 제의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는 당 지도부의 재의(再議) 거부 결정을 놓고 재의에 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재의에 응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맞서 일단 오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 뒤 재의에 응할지, 재의 철회를 관철시키기 위해 전면 투쟁에 나설지 결정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당초 이날부터 소속 의원 전원이 국회 농성에 돌입하려던 계획도 철회했다.

<다음은 최대표 발언 내용>

저는 한나라당 대표로서 동지 여러분 스스로 재출한 의원사직서를 받아 놓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온 국민이 고통속에 있고 나라가 나날이 무너지고 있는 판국이다.

대통령측근 비리는 특검에서 대선자금은 대검중수부에서 우리는 국정 함께 하자고 그렇게 노통에게 직간접적으로 말했는데도 노통은 무너져 내리는 나라는 관심 없고 자신의 치부를 덮고 그 연장선상에서 내년 총선 대책만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는 반드시 노통과 주변에 관한 비리를 분명히 밝혀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온 국민이 진실을 알게 할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말한 것을 종합해 전국민이 모든걸 알게 해 달라. 모든 책임은 여러분 앞에선 대표가 책임지겠다고 결심했다.

대책에는 강경론과 온건론이 있을 수 있는데 가장 현명한 것은 강경론과 온건론을 합쳐 국민이 이해해주는 범위서 싸우는 것이다. 오늘 이 시간 이후 전원이 지역으로 내려가 홍보해 달라.

저는 내일 노대통령에게 이번에 제출한 측근 비리 관련 특검 재의안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하고 노대통령과 1대1로 TV토론할 것을 제의할 작정이다. 내일부터 여러분이 준 사직서를 안고 단식 투쟁에 들어가 노대통령의 본질이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지 (국민들에)호소할 것이다.

남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