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하며 원리를 터득했죠!

중앙일보

입력

15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영재과학교육원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체 어떤 아이들일까. 초등생을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우리 애들과 무엇이 다를까"하는 생각을 해볼 것이다. 서울교대 영재교육원에 입학해 교육중인 초등 4·5학년 학생들은 이 곳에 들어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그들의 학습 노하우를 들어봤다.

# 흥미있는 분야 책을 읽고 실생활과 연결

"시험문제 조금도 어렵지 않았어요. 책에 다 있는 내용인데…."

과학반 최연소 교육생인 김민석(11.서울원명초 4) 군은 영재교육원 시험문제 대부분이 자신이 읽은 수학·과학 책에서 나왔다고 했다.

초등 3학년 때 영재교육원에 응시하겠다고 했을 때 학교 교사들은"3학년은 합격은 힘들 것"이라며 만류했다. 2학년부터 다닌 과학학원 말고 김 군은 특별히 영재교육원 시험 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험을 한두 달 앞두고 인터넷과 학원을 통해 4~6학년 수학·과학을 공부해 합격했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김 군이 영재교육원에 합격할 수 있었던 건 생활의 일부가 된 독서 덕분이었다. 1주일 10~15권씩 과학책을 읽었고, 남는 시간에는 수학책을 봤다. 처음엔 만화를 곁들인 책을 읽어 흥미를 잃지 않으려 했고, 이후엔 시리즈물을 읽으면서 공부의 연속성을 이어갔다.

책을 읽고는 반드시 독후감을 썼다. 읽은 내용을 실생활에 어떻게 연결할지도 메모했다. 김 군의 부모는"이런 습관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 실험 통해 지식을 나의 것으로

어릴 적 뉴질랜드에서 살다 2005년 귀국한 송주현(13.서울대도초 5) 양의 비법은 배운 내용을 꼭 실험하는 것이었다. 송 양은 책에 있는 과학실험을 직접 했다. '기름이 왜 물에 뜨는지''설탕이 물에 용해될 때 왜 무게가 같은지'등의 실험을 하면서 스스로 원리를 찾았다.

"실험을 하면서 직접 터득한 지식이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힘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어릴적부터 도구를 이용해 로봇을 만들고 여러 기구를 조립했던 것이 창의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 됐다.

독서도 빼놓을 수 없다. 하루 500쪽 분량의 책 읽기 목표량을 정하고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꾸준하게 실천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서술형 문제를 풀 때 좋은 문구를 인용해 답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송 양은"지루할 때는 원서와 한국어 번역판을 함께 펴놓고 비교하며 공부한 것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작은 차이까지 분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높은 곳에서 보면 아래가 더 잘 보여

초등 3학년 때 영재교육원 시험을 쳤다 탈락한 박지민(13.서울동일초 5) 군은 그때 느낀 게 있었다. 시험에 초등 3학년 교육과정 이하의 문제가 나온다지만"그 이상을 알아야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박군은 그때부터 선행학습에 치중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단기간에 수학·과학 초등과정을 끝냈다. 과학의 경우 현재 학원에서 중3 학생들과 함께 고교 과학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수학도 4학년부터 중등과정을 준비하는 초등 6학년과 함께 수업받고 있다.

"지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한두 단계 높은 과정을 배우고 보면 쉽게 이해가 돼요."

이 덕분에 전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경시대회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다고 한다.

박군은 문제풀이 과정을 정리한 노트도 따로 작성하고 있다. 취약 부분을 꼭 적어 놓고 반복되는 실수를 막기 위한 방법이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프리미엄 이형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