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논술, 해법은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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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논술,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우리나라는 지금 교육개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개혁의 핵심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인간상은 인간의 삶과 역사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다양한 시각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소양은 평소 독서와 사고를 통해 형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독서력이 왕성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중학생들이 생각하는 방법과 논리적 표현을 배워 익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폭넓은 이해의 틀을 갖추는 기본이 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교육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 논술이다.

그러나 독서와 사고력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논술을 쓰기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에게는 여간 생소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거부감만 보이고 발만 동동 구를 수는 없다.

따라서 출제되는 논술의 흐름을 파악해 차분히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요즘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심층적인 다각도의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데, 그 중 대표적인 제시문이 고전이다. 고전 제시문은 단순히 옛글이 아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고민하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다. 그러므로 고전을 읽고 논술을 쓸 때는 무엇보다도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학생 스스로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을 읽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고전을 읽을 때 필요한 효과적인 방안 몇 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고전이 쓰인 시대적 상황을 파악하라

고전이 제시문으로 출제된 논술은 동서고금의 보편적 문제나 갈등이 담긴 글을 보여 주고 이와 관련된 현실적 문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묻는 형식을 보인다. 즉, 인간과 사회가 처한 현실적 문제 상황이 담긴 제시문을 주고 과거의 시대적 상황을 비판적으로 분석해 문제가 되는 현상에 대한 해결 방안을 묻는 것이다. 이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하는 부분은 잠시나마 내가 가상의 인물이 돼 해당 시대를 산다고 가정해 보는 것이다.

현대사회에 익숙한 우리들이 고전의 배경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어렵다. 그렇다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금물이다. 이 고전이 쓰인 시대가 어떤 사회였고, 어떤 문화였으며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은 무엇이었는지를 추론해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전에서 왜 그와 같은 문제 상황이 발생했는지 이해하기 쉽다.

# 주인공에 대한 인물 분석을 하라

고전 제시형 논술은 중·고교 교과 내용과 관련된 문학을 바탕으로 출제된다. 따라서 출제된 고전이 처음 보는 글이라 하더라도 인물 유형 파악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인물의 유형을 이해하면 낯선 고전이라 할지라도 왜 인물은 그러한 상황에 처했고 그와 같이 처신했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다. 사회와 인물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주인공이 갈등하는지, 주인공의 성격은 어떠한지, 그의 사고가 적극적인지 소극적인지를 파악한다면 한층 더 생각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 쟁점의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보라

고전의 시대적 상황과 주인공의 인물을 분석했다면 다음으로는 쟁점의 양상을 따져보는 것이다. 제시된 지문이 인물 대 인물의 갈등인지, 인물과 사회의 갈등인지를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인물 간의 갈등이라면 대립하는 원인을 찾고, 서로 상반된 이유가 무엇인지 간단히 정리해 본다. 그리고 인물과 사회의 갈등이라면 쟁점이 발생하게 된 사회적 원인은 무엇인지 고전이 쓰인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고 인물의 유형을 접목한다면 해결안을 찾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 오늘날의 상황과 비교하라

고전을 출제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오늘날의 상황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파악하고 답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과거와 오늘은 분명히 다르다.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상황은 물론이고 인물들의 생각과 가치관 역시 그러하다. 그러므로 처음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전의 상황을 파악했다고 해서 오늘날의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된다. 수백, 수천 년 전의 사상을 오늘날의 기준으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고전을 읽고 그 속에 담겨있는 사상이 현실과는 다름을 인정하고 창조적으로 적용해 문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술은 일정한 제시문을 주고 그 글을 얼마나 정확히 읽고, 문제점을 파악하여 논리적 생각을 펼쳐나가는 것을 평가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첫 시작이라 하겠다. 처음을 제대로 이해해야 독해력.창의력.논증 및 표현력을 나타내고 평가받을 수 있다. 논제를 파악하고 제시문을 정확히 분석해야만 주어진 논제에 자신의 의견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표현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모두 수긍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제시문 중 하나가 바로 고전이라는 것이다. 어렵고 낯설다는 이유로 대충 읽고 글을 쓴다면 뛰어난 독창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다. 물론 처음부터 바로 고전의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차근차근 방법을 터득해 제시문을 분석하며 읽고 선생님과 부모님, 친구들과의 대화로 생각의 틀을 키워나간다면 곧 놀라운 자신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 논술의 기술-서론 쓰기

우리는 처음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에 대해 많이 신경 쓴다. 만나러 가는 도중에도,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잘 보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로 접근할 수 있을까 둥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도 표지가 좀 더 세련되어 보이는 것을 찾고, 처음 부분에 관심 가는 내용이 있는 것을 먼저 선택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논술에서도 서론은 첫인상, 혹은 책표지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처음 내용이 잘 짜여 있어 독자나 채점자로 하여금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끔 한다면 그 글은 이미 반 이상은 점수를 획득하고 들어가게 된다. 특히 논술은 나의 주장과 논거로 상대방을 이해하게 하고 수긍하게 만드는 글이다. 처음부터 흥미 있고 강한 인상으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논리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논술에서 처음인 서론의 방향을 잘못 잡게 된다면 다음으로 이어지는 본론과 결론의 흐름은 말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서론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서론을 시작하는 첫 방법은 문제 제기다. 문제 제기란 논제가 무엇인지 핵심을 정확히 나타내며 어떠한 방향으로 글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 지표를 미리 알려주는 것을 말한다. 서론에서 문제 제기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독자가 논술을 읽을 때는 서론을 통해 그 글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떻게 진행될지 짐작할 수 있어야 바람직한 논술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서론은 말 그대로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본격적인 내용은 본론에서 전개되므로 지나치게 길게 쓰거나 본론의 내용이 섞여 들어가서는 안 된다. 시작을 한다는 기분으로 간단히 알림을 나타내는 정도로 써야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 방법으로는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글로 시작을 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 개선안'을 주제로 글을 쓸 때 '사회복지란 무엇인가'와 같은 방식으로 글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 논술은 지극히 식상하고 흥미를 잃게 된다.

최근 접하게 된 뉴스나 신문의 내용을 간단하게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 수 있게 한다든지 장애의 아픔과 사회복지의 미비함을 잘 보여준 영화나 시사적 내용을 예로 시작해 쓴다면 읽는 사람은 편안하게 그 논술을 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칫 필요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 서론이 거창해진다면 그 글은 실패한 글이 된다. 또 호기심을 많이 자극하겠다는 욕심으로 논제와 가까운 예가 아닌 포괄적인 예로 서론을 시작한다면 본론과 결론까지 제대로 된 글로 연계가 되지 못하게 된다. 논술에서 서론은 서론대로, 본론과 결론 또한 각각의 역할이 다 분배돼 있다.

따라서 서론은 무엇보다도 간결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인식하고 글을 써야 한다. 논제와 밀접한 문제 제기로 흥미와 관심을 갖는 서론을 쓴다면 핵심적인 본론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첫 장을 충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

◆ NIE 교실-중등 주제학습 '중산층과 한국경제'

안타깝게도 중산층은 계속 줄고 있다. 중산층은 1997년 전체 국민의 61.1%(현대경제연구원 조사)였으나 2005년 본지 조사에서 56%, 2006년 통계청 조사에서 53.4%로 감소했다. 이 기간 중 하위층은 34.6%에서 45.2%로 늘었다. 중산층 일부가 하위층으로 떨어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중산층은 평균 71%로 우리보다 두텁다.

중산층을 키우기에 앞서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부터 막는 게 급선무다. 응급 처방이 필요하다. 중산층 앞에 놓인 고통 가운데 집값 안정, 세금 경감, 일자리 창출 등 세 가지만은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격차를 줄이려면 중산층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아파트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그래서 재건축 규제와 소형 평형 의무 비율 등을 완화해 서울과 수도권에 중대형 아파트를 많이 지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투기와 무관하게 10년 이상 집 한 채만 보유해온 중산층은 구제해야 한다.

정부는 '작은 정부'로 전환해 세금 등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 2002년 132만 원이던 1인당 근로소득세는 올해 206만 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부담이 늘면 가장 먼저 고통받는 계층이 중산층과 빈곤층이라는 점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명백해졌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지금이라도 분배보다는 성장을 통해 경제 규모를 키워야 한다. 그래야 투자가 늘고, 괜찮은 일자리도 생겨 빈곤층 추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50만 명이 넘는 취업준비생은 좀처럼 줄지 않고, 집에서 그냥 노는 사람이 127만 명에 달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중산층은 현재 4억 명에서 2030년 12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는 중산층이 두터운 일류 국가로 발돋움하느냐, 아니면 중산층이 몰락해 질시와 갈등만 남은 변방의 삼류 국가가 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중앙일보 2007.01.22 )

1. 현재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1997년에 비해 몇 퍼센트가 줄었나요?
2.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결해야할 세 가지 과제는 무엇인가요?
3. 잘사는 사람은 더욱 잘살게 되고 못사는 사람은 더욱 못살게 되어 중간층이 사라지는 현상을 무엇이라고 하나요?
4. 사회·경제적으로 중산층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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