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한국서 골프…"멀리건은 사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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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번홀 티샷에 앞서 연습 스윙을 하고 있다.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 제공]

한.미교류협회(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지난 13일 방한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 마지막 날인 16일 오전 9시40분쯤부터 약 네 시간 동안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다.

이날 라운드에는 클린턴이 '게리'라고 부르는 클린턴 일행 중 한 사람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이 동반했으며, 별도로 경호원 4명이 따라다녔다.

예정 시각보다 40여분 늦게 골프장에 도착한 클린턴은 일정상의 이유로 16번홀까지만 라운드를 한 뒤 오후 1시50분쯤 골프장을 떠났다. 골프장 측은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긴 했지만 티오프 시각이 따로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 관계자에 따르면 클린턴은 아웃코스 9개 홀에선 7오버파를, 인코스에선 16번홀까지 8오버파를 기록했다. 클린턴은 특히 파3홀인 4번홀에선 티샷을 컵 20㎝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기도 했다.

골프광으로 널리 알려진 클린턴은 캐디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라운드를 마쳤다. 클린턴은 "캐디들이 친절하고, 코스도 환상적이다"라고 만족감을 표하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평소 멀리건(미스 샷을 한 뒤 동반자의 허락을 받아 다시 치는 것)을 남발한다는 소문과는 달리 골프 규칙을 정확히 지키며 라운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장 관계자는 "몇번 홀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클린턴이 티샷을 실수하자 동반자들이 멀리건을 권유했고, 클린턴이 '그럼, 한번 더 쳐보겠다'고 말한 뒤 새로 샷을 했으나 세컨드 샷은 원래의 공으로 했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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