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서울 여의도동>|순복 푹 끓인 육수에 메밀국수 맛 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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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국의 체육인·무도인들과 만나는 일이 잦은 나에게는 편안하게 그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장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장소로 자주 찾는 곳이 내가 근무하는 여의도사무실에서도 가까운 복요리전문점 「청해진」이다.
2년 전쯤 드나들기 시작해 요즘도 1주일에 1∼2회는 꼭 들르는 청해진은 주인 김진승씨의 정성이 담긴 음식과 친절한 접대로 내짐처럼 편안하다. 넓고 탁트인 홀과 산수화·사군자·문갑으로 꾸며진 내실도 친근감과 안락함을 준다.
무엇보다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음식 맛이다. 토속적인 우리·고유의 양념 맛과 신선한 복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맛은 식도락가의 군침을 돌게 하는 그런 맛이다.
무더위가 시작된 요즘 내가 즐겨 찾는 음식은 최근이 깁에서 개발했다는 복 냉면이다.
순복과 어패류를 묵 고아 만든 육수를 시원하게 식혀 메밀국수에 말아먹는 맛은 그 이름이 생소한 만큼 맛 또한 새롭고 독특하다.
한 그릇에 5천 원이라 냉면치고는 좀 비싼 것 같지만 더위로 잃어버린 입맛을 싹 돌려놓는 그 맛에 먹을수록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든다.
또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은 친한 동료들과 함께 소주를 나누며 함께 먹는 광어회다.
신선도와 맛이 일품이라 그것을 먹을 때면 푸른 바다 속에서 건져온 보물을 음미하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다. 절친한 나의 동료, 선후배들이 나에게 갈만한 곳이 없느냐고 물으면 나는 선뜻 청해진을 권한다.
청해진의 맛과 친절함·분위기가 내 마음에 쏙 들였듯이 그들 마음에도 들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청해진은 여의도 맨하탄호텔 후문 맞은편 남중빌딩 지하1층에 있다.
서너 사람이 둘러앉아 먹기에 충분한 광어회 한 접시에 4만8천원. 이밖에 1만원 정도면 복 불고기·복 소금구이 등 독특한 복요리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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