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해외여행자세 아쉽다-세계 첫「관광지표」개발 관광공사 정인화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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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민관광 및 여가생활 추세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관광지표가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한국 관광공사의 몇몇 직원들에 의해 개발됐다.
4인조 개발 팀이 지난 3∼10년간의 관광관련 지수들을 분석, 50개의 지표로 정리해 최근 보고서를 낸 것인데 그 팀장이 정인화씨(45·공사국민관광부장)다.
『관광지표 개발은 사회지표나 경제지표처럼 관광분야의 격동하는 정보를 신속히 파악,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최근 소득수준이 급상승했다지만 관광과 여가생활에 과연 어떤 영향이 있는지는 지금까지 가늠할 길이 없었어요. 숙박시설이나 교통· 통신·관광시설 대책도 관련기관마다 다른 견해를 보이기도 했죠. 관광 지표 개발로 이런 애로사항들이 말끔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각종 지표들이 정책수립에 요긴하게 활용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는 그는 지난해 초 지표개발 작업에 본격 착수, 18개월만에 개가를 올렸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된 이 작업에는 김재옥과장, 고현우·홍은미계장 등이 공동 참여했다. 『관광지표 개발작업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습니다. 각종 변수를 우선 순위를 매겨 소득·시간·수요·지출규모·숙박시설 등 50개 분야로 구분하긴 했으나 기본자료 구하기가 더 힘들었어요.
관련기관마다 기준이 달랐는가 하면 계속성이 없었고 요긴한 항목이 빠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론 공개를 꺼리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난 8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각종 지표분석의 자료입력 기간에 차이가 많았던 점을 의식한 듯 그는 추계분석 중 어려웠던 점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반영된 변수들을 모두 꼼꼼히 처리, 전문가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결과치가 예상 밖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냥 늘어난 것으로만 여겨지던 「휴가일수」가 10년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것이 밝혀지는가 하면「근로시간」은 80년대 이후 계속 늘어나다 88년에야 10년 전 수준을 겨우 되찾았습니다.「해외여행 참가율」은 87년까지 전국민의 0·7∼0·8% 사이에 머무르다 89년엔 3배 이상 급증하는 결과를 보였고 1인당 해외여행 지출액은 불과 10년 사이 2배에 해당하는 2천 달러를 상회, 알뜰 여행 대책이 요망되더군요.』
올해의 해외여행 정책도 「긴축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그는 관광지표가 향후 정책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예산과 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선 실무자들의 땀과 밤샘작업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지표 산출로 실용화 돼야 한다는 것.
『해당 부서가 독립체계를 갖든지, 관련예산이 없으면 현행 관광공사 체제로는 관광지표 산출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통계청이나 관련협회에서 업무를 맡아도 좋을 것 같아요. 현재 업계에서는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법적 뒷받침이 없을 경우 물거품이 될 공산도 짙습니다. 꼭 실현돼 요긴한 정보가 망실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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