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 19일 국빈 방문…英 테러·시위 초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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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19일 국빈방문을 앞두고 영국 경찰과 정보기관에 초비상이 걸렸다. 반전 시위와 알카에다 등의 테러위협이 모두 경계 대상이다.

반전연합 등 반전단체들은 부시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20일을 '반전 행동의 날'로 정하고 런던 중심가인 트라팔가 광장에서 최대 1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곳에서 회담장인 총리공관까지는 불과 2백~3백m 거리다. 백악관 측은 당초 부시 대통령의 안전을 고려해 런던 중심부 전체를 시위금지구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런던 경찰청은 버킹엄궁과 총리공관 등 부시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는 지역에서의 시위만 금지할 방침이다.

더 큰 문제는 시위의 혼란을 틈탄 알카에다의 테러 가능성이다. 영국 정보기관은 지난 주말 테러경보 수준을 '상당'에서 '심각'으로 한 단계 높였다. 둘째로 높은 경보인 '심각'은 지금까지 거의 발령된 적이 없다. 알카에다 지원세력들의 움직임이 최근 매우 활발해졌다는 첩보가 근거다. 런던 경찰청은 영국을 상징하는 건물이 테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무장 경관 등 5천명을 동원할 예정이다.

영국 경찰은 특히 자살폭탄테러 가능성에 주목, 반테러 경찰특공대인 'SO 19'와 저격 전문 경찰을 부시의 동선에 따라 배치하고 이들에게 자폭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사살할 수 있는 '살인면허'를 부여했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국왕을 알현할 국빈에게 황금빛 마차를 제공해 버킹엄궁으로 데려가는데 부시 대통령은 이 관례를 깨고 미국에서 공수해온 방탄차 '캐딜락 넘버원'을 이용한다.

영국은 특히 9.11 테러와 같은 항공기 납치 자폭테러의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부시 방문 기간 중 런던 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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