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워즈' 실험 12일 만에 공식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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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이 11일 지상에서 탄도 미사일을 쏘아 약 860㎞ 상공에 있던 자국의 낡은 기상위성을 폭파한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외교부의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인공위성 요격 실험을 했으며, 실험 뒤 미국.일본 등 몇몇 나라에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찬성하고 우주의 무기화나 관련 군비경쟁에 반대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우리는 감출 것이 없으며, 앞으로도 우주를 무대로 하는 군비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격 실험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그는 "2차 실험에 대한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요격 실험으로 발생한 파편이 정찰위성과 상업용 위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그런 사안은 기술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정확히 답변하기 어렵다"고 피해갔다. 그는 또 실험 사실을 통보한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는 요구에 "미국.일본 외 다른 국가들의 명단은 갖고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요격 실험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북핵문제 협의를 위해 방중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요격 실험 문제를 중국 측에 제기했으며, 군사활동과 국방예산에 관한 투명성을 높여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류 대변인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30일부터 12일간 카메룬.라이베리아.수단.잠비아.나미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8개국을 순방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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