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수뇌부 득표지원 전국누벼/정치(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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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혼탁의 「광역」 지방유세 대회전/부동표 40% 수도권서 결판/양김 대권경쟁 전초전 방불
광역의회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었다. 여야는 수뇌부를 총출동시켜 자기 기반을 다지면서 취약지와 부동표 공략에 총력을 쏟고 있다. 여야간,그리고 후보간의 가시돋친 설전,고발·고소사태의 공방이 어지럽게 난무하는 가운데 신민당 공천헌금 비리설이 파문을 잔잔하게 낳았다. 정치권의 선거열풍과는 대조적으로 국민들은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보여 바람이 아직 일고있지 않은 것도 이번 선거의 한 특징적 양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세계 정세 및 한반도정세 급변에 상응하는 유엔사 헤체문제 등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등 장단기 전략을 가다듬고 있음이 밝혀졌다.
○주말 막바지 서울공략
○…선거종반에 들어서면서 각 후보간의 우열상황이 조금씩 드러남에 따라 여야 정당은 물론 후보자들도 막판의 굳히기와 뒤집기를 위한 비상전략의 실행에 들어갔다.
민자당은 영남·충청·강원·경기 외곽지역에서 우세하고 신민당은 호남을 석권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부산·충북 등 일부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의 결판은 서울을 핵으로한 수도권(인구 1천5백만명선)에서 난다.
서울은 여야간의 각축은 물론 만만치않은 무소속후보들이 가세해 그야말로 혼전상을 보이고 있다. 40%를 웃도는 부동층도 주로 서울등 대도시 유권자들이어서 여야의 종반공략 목표는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여야 수뇌부들이 지방의 아성과 적지를 누비며 달군 열기를 주말부터 서울로 끌어들이려고 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여야,특히 야권측이 뚜렷한 선거쟁점을 부각하는데 아직까지 실패한 듯 보여 부동표 흡수를 위한 방책마련이 여의치 않아 고심하는 형세다.
신민당의 김대중 총재가 15일부터 서울을 샅샅이 돌며 녹색바람의 기폭제를 만든다는 전략하에 17일 잠실체육관 대규모 당원 단합대회와 선관위의 경고에도 불구,대규모 옥외집회도 강행할 태세다. 이에 민자당도 17일부터 세 최고위원이 지역을 분담해 서울 지원유세로 맞선다는 계획이어서 주말과 그 이후의 여야간 서울 대공방전은 눈여겨봄직 하다.
○지역감정 부추기기도
○…이른바 3김씨와 이기택 민주당총재는 이번주 내내 본거지와 열세지역을 오가며 지원유세를 했다. 유권자들의 후보결정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인 그들의 활동,특히 김영삼 민자당대표와 김대중 신민당총재의 지원유세 활동은 이번 선거를 그들의 대권싸움 전초전으로 활용하는 양상을 숨기지 않았다.
두 김씨는 지역감정 타파를 역설하면서 알게 모르게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효과를 낳는 말로 자기고장 유권자들을 자극하는 이중성을 보였다는 비판적 지적을 받았다.
○금권 타락선거 판쳐
○…여야는 거의 날마다 상대방의 부정·금권·타락선거운동을 적발해 고발·고소했다. 전국적으로 금권타락선거의 양상이 판을 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지만 선관위나 사직 당국에 적발된 명백한 부정선거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다만 지난 12일 울산의 한 후보가 금품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등살에 못이겨 투신한 소동은 우리 선거풍토의 한 어두운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이처럼 여야간 또는 후보자와 유권자간에 날카로운 대결과 줄다리기가 진행된 가운데 신민당 공천헌금문제가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검찰은 신민당의 김봉호 사무총장이 후보공천과 관련해 2억5천만원의 금품을 받았을 것이라는 혐의를 잡고 내사에 들어갔다. 김총장은 물론 김대중 총재까지 나서 그 돈은 공천과 무관한 특별당비 일뿐이라고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13일 열린 민자·신민 양당 중진회담도 선거기간중이나마 이 문제를 덮어두려는 신민측 의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어서 개운치않은 뒷맛말을 남겼다.<이수근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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