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업] 아세아 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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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실적 호전은 주식시장의 영원한 테마다. 지난해에는 '장하성 펀드'로 기업 가치가 재조명을 받게 된 자산주가 최고의 테마였다. 아세아제지는 실적 호전과 자산주, 두 가지 특성을 갖췄다. 국내 골판지 시장은 10여 년간 불황이 이어지면서 업체들은 하나 둘 쓰러져갔다. 국내 골판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아세아제지는 이 기간 에이팩.유진판지.제일산업.아세아페이퍼텍 등 경쟁사를 차례로 인수하며 업계의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과당 경쟁 체제가 사라지면서 공급 조절이 가능, 골판지 재고량은 2005년 말 이후 크게 감소했다. 재고가 감소하면서 골판지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95% 수준으로 올리고 판매 단가도 10% 이상 인상했다. 2006년 4분기 이후 아세아제지를 비롯한 골판지 업체들의 수익성은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농림수산부의 농산물 포장 의무화 정책도 호재다. 농림수산부는 올 들어 전국 32개 공영 도매시장에 포장되지 않은 배추와 무의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나증권은 "이 정책의 시행으로 골판지 업체들엔 3000억 원 수준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아세아제지의 목표주가를 1만6000원에서 2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대우증권은 골판지 업계에 대해 "10년 불황 뒤 찾아온 호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골판지 업체가 과당 경쟁 체제를 벗어난다는 근본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을 대체할 골판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대우증권은 이 가운데 아세아제지의 수익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아세아제지는 또 주가자산비율(PBR)이 0.37배에 불과하다. 시가총액이 기업이 보유한 자산 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장하성 펀드 등으로 우량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기업에 대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세아제지를 추천했다.

지난해 10월까지 8000원선에도 못 미치던 아세아제지의 주가는 지난달 18일 52주 신고가(1만3550원)를 경신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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